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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겹살 880원, 경유 1920원…유통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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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겹살 880원, 경유 1920원…유통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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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경제부 황효주 기자
최근 대형마트에서는 ‘삼겹살 100g 880원’과 같은 초저가 행사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달 말 진행한 ‘고래잇페스타’ 행사에서도 삼겹살을 100g당 880원에 판매하자 일부 매장에서 개점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다. 고물가 속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한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모습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유통업계 역시 할인 행사와 초저가 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다.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에 장을 볼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유통업계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최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20원대까지 올라섰다. 경유는 화물차와 택배 차량 등 물류 운송에 주로 사용되는 연료다. 배송과 물류가 핵심 경쟁력이 된 유통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곧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은 물류비뿐 아니라 인건비와 운영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류 차량 운행 비용이 늘어나면 배송 단가가 높아지고, 운송·배달 인력의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에도 물류비와 배달비가 함께 상승하며 유통·외식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진 바 있다.
한때 대형마트들은 ‘10원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치열한 최저가 경쟁을 벌였다. 할인 행사 당일 아침까지 가격표를 고치며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더 낮은 가격을 내놓는 일이 반복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극단적인 가격 경쟁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가와 물류비·인건비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가격 인하는 결국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통업계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한 가격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동시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