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정년까지 일한 이 '최초의 여성 세대'를 가리키는 새로운 이름이 있다. 바로 '퀸에이저(Queenager)'다. 영국의 언론인 엘리너 밀스가 창안한 이 용어는 45~60세 여성을 뜻하며, 이들은 수명 연장의 혜택을 누리는 첫 세대이기도 하다. 즉 은퇴 이후에 살아갈 시간이 충분하며, 살아오는 동안 딸, 아내, 엄마, 직장인으로서 수행해온 역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이들이다. 10대(Teenager)처럼 다시 꿈꿀 가능성과 열정을 가졌되, 10대와는 달리 경제적 기반과 삶의 경험을 갖췄기에 여왕(Queen)처럼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퀸에이저'는 발표된 그해에 '케임브리지 사전' 올해의 단어 후보에 올랐으며, 현재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에서도 널리 사용되며 하나의 세대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의 은퇴가 사회적 퇴장을 의미했다면, 기대수명이 85.9세(여성 기준)에 달하는 100세 시대의 은퇴는 더 이상 ‘물러남’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 되는 시점이다.
문제는 기존의 중년 관련 정보들이 이 '최초의 정년 퇴직 여성 세대'에게는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다. 퀸에이저들은 전업주부였던 이전 세대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평생 치열하게 일해온 이들은 직장을 떠나는 순간 커리어의 단절을 경험하는 동시에, 갱년기와 건강 문제, 변화하는 인간관계, 자녀의 독립 등 여러 전환을 한꺼번에 겪는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롤모델이나 현실적인 조언은 여전히 부족하다.
‘퀸에이저: 즐거움은 아직 많이 남았다’는 은퇴 후 삶의 목표 설정부터 가족·인간관계의 재정립, 노화와 질병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재정 관리'와 '재취업' 사례까지 폭넓게 다룬다.
오늘날 사회는 여전히 젊음을 찬양한다. 더 젊어 보이는 법, 젊게 사는 법이 끊임없이 강조된다. 특히 여성에게는 그 기준이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 50~60대 여성이 상당한 경제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나 미디어에서 이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현실이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퇴직, 갱년기, 자녀의 독립, 부모 부양이라는 변화가 한꺼번에 닥치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이 내리막에 들어섰다고 느끼기 쉽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를 고민하며 자칫 우울과 절망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50세야말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나이"라고 말이다.
사회가 부여한 역할이라는 숙제를 끝낸 지금, 성공은 과거의 영광이고 실패도 이제 다 지난 일이다. 이제는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욕망과 선택에 집중할 수 있다. 즉, 지금 중요한 것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다.
이 책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며, 그 시간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다. 인생의 ‘한낮’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이후의 시간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제시한다.
김혜영 교보문고 지식출판팀 차장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