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전에는 낮은 시작 가격을 만들기 위해 기본 트림에서 안전·편의사양을 덜어내고 소비자가 상위 트림이나 옵션을 선택하는 방식이 익숙했다. 신형 아반떼는 반대다. 기존 스마트 트림을 없애고 10에어백, 첨단 운전자보조기능, LED 램프, 열선 스티어링휠 등 과거 상위 트림이나 선택 사양에서 제공되던 기능을 기본 사양에 대거 포함했다. 차체와 안전성·정숙성까지 높이면서 엔트리 모델의 기준 자체를 바꿨다.
과거의 최저가 트림이 가격표상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실제 구매 때는 안전·편의사양을 더하기 위해 상위 트림이나 옵션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그 비용을 시작 가격에 반영하는 대신 기본 상품성의 하한선을 더 높인 셈이다.
가격 인상만 놓고 보면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 풀체인지에 따른 개발비, 전자장비와 소프트웨어 비용까지 더해지는 상황에서 제조사가 이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플레오스 커넥트 같은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체계가 적용되는 것도 앞으로 차량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문제는 이렇게 가격을 올려도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변화는 아반떼 한 차종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가 향후 쏘나타와 그랜저 등 다른 차급에도 같은 방식의 상품 구성을 적용한다면 브랜드 안에서 가장 저렴한 차와 가장 비싼 차의 기본 경험 차이는 점차 줄어들 수 있다. 엔트리급을 단순한 '입문용'이 아니라 브랜드의 기준을 보여주는 모델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중국 업체와 테슬라가 가격과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시장을 흔드는 상황에서 현대차 역시 값싼 차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 오히려 첫 차를 사는 소비자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과 디지털 경험을 제공해야 브랜드 전체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신형 아반떼의 의미는 그래서 336만 원이라는 숫자보다 크다.
물론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언제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기본 사양 확대가 실제 구매 가치로 이어지는지, 불필요한 기능까지 묶어 가격을 높인 것은 아닌지는 시장이 판단할 일이다. 다만 이번 아반떼가 보여준 방향은 분명하다. 현대차가 엔트리 모델의 경쟁력을 '가장 싼 가격'보다 '기본부터 갖춘 상품성'에서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