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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PF·중도금 부실 경고음…시스템 흔들려야 나설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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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PF·중도금 부실 경고음…시스템 흔들려야 나설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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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부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금융당국이 빠지지 않고 내놓는 설명이 있다. “금융회사 전반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말이다. 금융권 전체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전체가 안전하다고 해서 일부 저축은행과 차주에게 쌓이는 위험까지 작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숫자를 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는 제자리인데 연체액만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6월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건설업·부동산업 대출 연체액은 2조6943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련 대출잔액은 0.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6개월 만에 연체액만 약 3640억 원 불어난 것이다.

비주택 중도금대출은 부실 집중이 더욱 뚜렷하다. SBI·푸른·JT친애저축은행의 잔액은 2023년 말 1조767억 원에서 지난해 말 4390억 원으로 줄었지만 연체율은 1.2%에서 19.1%,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8%에서 17.5%로 뛰었다. 은행계 저축은행 5곳도 잔액을 약 40% 줄이는 동안 연체율은 2.8%에서 27.5%, NPL 비율은 2.1%에서 34.6%로 급등했다.

문제의 본질은 기존 중도금대출의 출구가 막혔다는 데 있다. 중도금은 완공 이후 잔금대출로 갈아타야 상환이 끝난다. 그러나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의 사업성이 떨어지고 감정가까지 하락하면서 은행들은 비주택 잔금대출을 중단하거나 심사를 강화했다. 기준금리가 연 3%까지 오른 상황도 상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물론 부실의 원인을 대출 규제에만 돌릴 수는 없다. 사업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자금을 공급한 금융회사와 무리하게 사업을 벌인 시행사의 책임이 먼저다.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수분양자도 판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기존 중도금대출의 대환 통로가 막힐 경우에 생길 문제를 살피지 않은 채 대출 문턱부터 높인 정책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6·27 대출 규제로 담보인정비율(LTV)이 적용되면서 잔금대출 한도는 크게 줄었다. 정부가 8·13 대책에서 중도금·잔금대출의 총량관리 부담을 완화했지만 지식산업센터 등 사업자대출 성격의 비주택 중도금은 대상이 아니다. 출구는 좁아졌는데 정작 부실이 집중된 영역은 보완책에서 비켜난 셈이다.

부담은 수분양자에게도 돌아간다. 시행사가 중도금 이자를 내지 못하면 금융회사는 주채무자인 수분양자에게 납부를 요구한다. 분양계약 해지와 채무부존재 소송까지 겹치면 수분양자는 빚과 소송에 묶이고 금융회사의 회수도 늦어진다. 은행계 저축은행 5곳의 소송 노출 대출은 1409억 원으로 전체의 21.5%다.

금융감독원은 부실이 일부 저축은행에 집중돼 금융회사 전반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체 금융권이 당장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과 위험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은행계 저축은행의 중도금대출이 자기자본의 61.4%에 이르고, 일부 회사의 NPL 비율이 40% 안팎까지 오른 상황은 이미 충분한 경고다.

금융감독이 소를 잃고 나서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돼서는 안 된다. 금융권 전체의 건전성이 흔들릴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대출잔액 감소 뒤에서 부실 농도가 짙어지는 지금부터 위험을 점검하고 대응해야 한다. ‘시스템 위기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방치한 부실은 결국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