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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적으로 분양가 올리기에 나선 건설사들, '미분양' 부메랑 돼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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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적으로 분양가 올리기에 나선 건설사들, '미분양' 부메랑 돼서 돌아왔다

최근 미분양 증가세...지방과 달리 서울 및 수도권은 아직까지 공급과잉보다는 고분양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
최근 신규 분양된 한 건설사의 견본주택 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신규 분양된 한 건설사의 견본주택
[글로벌이코노믹 최인웅 기자] "발코니 확장에 시스템에어컨도 지원해 드려요"

지난 주말 용인 수지구 동천동의 한 신규분양 아파트에서 분양영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가 연락이 왔다. 최근 분양한 모 건설사의 아파트가 미분양이 나 파격적인 할인분양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 단지가 30~40평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라며 청약경쟁률이 높을 것이라고 호언한 바 있다.

동천동은 수지구 중에서도 서울 강남과 판교 및 분당 접근성이 가장 가깝고 내년 개통예정인 신분당선 역세권에 속해 최근 매매값과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대규모 미분양이 적체돼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중 가장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기도 했지만, 지난해이후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입지조건과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에서 신규분양 아파트가 미분양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분양가가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에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의 30평대 기준 분양가는 3.3㎡당 평균 1600만원대 수준으로 발코니확장비와 시스템에어컨 등을 더해보면, 5억원대 중반을 넘어가는 수준이다. 여기에 추후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5억원대 후반까지 늘어난다.
동천동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이 단지는 300여 세대의 소규모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3000세대 대단지인 ‘래미안이스트팰리스’ 30평대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분양가가 높게나와 수요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아파트라 하더라도 최근 인근에서 분양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과 오는 10월 입주가 시작되는 ‘래미안 이스트파크’에 비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 용인, 동탄 등 분양가 작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일부 단지는 미분양 증가세

최근 잇따른 부동산대책과 청약제도 개편의 영향으로 신규분양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고분양가 논란과 공급과잉 우려로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4068가구로 5월(2만8142가구)에 비해 20% 이상 급증했다. 5월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6월말 현재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은 1만2927가구로 한 달 사이에 전국 최대폭인 2500여 가구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작년 하반기 신규 분양물량이 1310가구에 그쳤던 용인은 올 상반기에만 7461가구가 공급됐다. 2012년 11월 7296가구로 정점을 찍었던 용인 미분양 주택은 올 3월에 3271가구까지 감소했으나 4월 이후 다시 증가해 6월말 현재 3844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곳은 공급물량 증가와 함께 분양가격 상승도 눈에 띄었다”며 “특히 용인은 올해 신규 분양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지난해 대비 14.7% 상승한 1155만원으로 나타났고, 동탄2신도시가 속한 화성의 경우에도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지난해 926만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1021만원으로 10.3% 뛰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상위 두 개 지역이 분양가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신규분양 물량은 분양실적을 조사한 2000년 이후 최대치인 약 45만9000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분양물량(28만4000가구)보다 17만5000가구가 많은 수준이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전체물량의 53.5%인 24만5000가구가 분양을 이미 마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15만8000가구) 대비 54.8%가 늘어난 수치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대표적으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었던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와 현재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있는 단지들이 2~3년 후 한꺼번에 입주하게 되면 인근단지의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지방에서도 세종시 등 지난해부터 입주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아파트 가격이 일정부분 조정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대구도 내년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면 가격 오름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지방은 공급과잉 우려 이미 현실로...수도권은 공급과잉보다는 고분양가가 발목

하지만 한편에선 대구와 부산 등을 중심으로 지방은 일부 지역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이미 나타나고 있고, 향후 더 심해지리라는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서울 및 수도권은 아직까지 공급과잉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전 부동산 침체기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지역이 서울 및 수도권 중심이었고, 그만큼 공급도 상당부분 위축돼 현재 회복세를 타고 있을 뿐, 공급폭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대구나 부산 등 그동안 분양과열조짐을 보인 일부 지역의 경우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서울 및 수도권은 예전의 공급과잉 때처럼 중대형 물량이 쌓이는 것이 아닌 30~40평대의 중소형 물량 위주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진 팀장도 “금융위기이후 부동산 신규분양시장이 상당기간 위축됐었기 때문에 최근 분양물량이 과도한 정도라고 볼 수는 없지만, 2~3년 후 입주 때 일부 쏠림현상이 있는 지역들에서는 특히 단기투자수요를 노리는 고객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수도권 전체가 입주시기 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 일부 쏠림현상이 있는 지역들과 고분양가 논란을 부른 단지가 어느 정도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 팀장은 또 “특히 고분양가는 경계해야 한다”며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분양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지면 미분양 적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 부동산 매매시장은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섣부른 분양가 상승은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 건설사 자체적으로 분양가 인상을 자제하거나 분양가를 낮추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미분양의 부메랑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달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분할상환으로 주택담보대출구조를 개선하고,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취급을 규제하도록 금융회사의 심사방식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분양시장에는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처분 소득에서 분할상환 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 향후 고가주택 매입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려는 투기수요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7~8월 10만 가구에 육박하는 분양물량을 공급하는 신규 분양시장도 집단대출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풍선효과를 노리는 수요도 있겠지만, 결국 집단대출도 향후 입주 시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해 강화된 대출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일각에선 공급과잉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단기 분양권 전매차익을 기대하는 청약전략보다는 고분양가를 피해 실수요 목적의 청약시장 진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덕례 박사는 “가계부채 대책은 주택구입 시 담보대출이 좀 위축돼 어느 정도의 투기수요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자금력이 뒷받침된 실수요자들에겐 저금리 기조로 호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수요위축으로 인해 기존 주택소유자가 신규분양을 받고 잔금대출 시점까지 기존 집이 처분이 안됐을 경우 새집으로 갈아타기 힘들 수 있다는 문제는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인웅 기자 ciu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