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114 등 관련업계가 파악한 3월 신규 분양물량은 전국적으로 4만 가구가 넘는다. 전월대비 3만 가구이상 늘어난 수준이며, 2000년 이후 월간단위로는 최대다. 이중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만 2만7000여 가구로 지방(1만3000여 가구)보다 배이상 많다.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했듯이 지방은 작년부터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본격 대규모 입주가 시작된 단지들의 영향을 받아 건설사들이 수급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서울에선 개포주공 2단지 등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선보이고, 수도권 중에선 경기지역 물량만 2만여 가구에 달할 예정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2월부터 강화된 대출규제와 그에 따른 시장심리 악화로 주택시장 지표가 악화되고 있고, 특히 주택 거래량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주택시장에 대한 판단은 3월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서울 및 주요 수도권 지역의 경우 전셋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수요든 투자수요든 여신여력이 있고 전셋값 부담이 있는 수요자들은 청약시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지방보다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이고, 시장이 안 좋다고 일률적으로 실수요자들만 움직인다기보다는 일부 지역의 경우엔 투자수요도 몰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서울 및 수도권에서 청약대기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이는 단지들의 특징과 예상분양가 등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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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포주공2단지 3.3㎡당 3700만원대 전후, 은평스카이뷰는 3.3㎡당 1600만원대 전후 예상”(전용 84㎡기준)
3월 서울 재건축시장의 화두는 단연 개포주공 2단지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단지로 일반분양분만 396가구(총1957가구)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이 단지의 명칭을 ‘래미안 블레스티지’로 확정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향후 4만여 가구이상 들어서는 개포지구 내 재건축단지 시발점으로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물산도 이를 감안해 지난달 중순경부터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사전 홍보관을 마련, 별도의 전문 상담사를 배정해 VIP고객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단연 관심은 분양가. 삼성물산은 이달 말경 정식으로 견본주택을 오픈할 때까지 분양가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이미 업계에선 3.3㎡당 평균 3700만원대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월 같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GS건설의 ‘신반포 자이’의 분양가가 3.3㎡당 평균 4290만원으로 책정되고도 엿새 만에 완판되는 등 경기침체에도 재건축 열기는 식지 않았음을 증명하기도 했지만, 지난달부터 시작된 대출규제에다 재건축 프리미엄도 다소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래미안 블래스티지 분양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분양가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보다는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나 중고등학교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들의 문의가 많다”며 “여기는 웬만한 학군과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고, 양재천과 대모산으로 둘러 쌓여있는 친환경 입지덕분에 강남권 중에서도 주거환경이 뛰어난 편”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같은 은평뉴타운 인근에서 한발 먼저 분양을 시작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녹번’의 3.3㎡당 평균분양가가 1590만원으로 책정, 업계에선 은평스카이뷰 자이의 분양가도 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단지 모두 역세권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은평스카이뷰 자이의 경우엔 일반아파트가 아닌 주상복합으로 지어진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은평뉴타운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전용 84㎡의 경우 힐스테이트 녹번은 최고 5억4000만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지만, 은평스카이뷰 자이의 경우엔 대중교통뿐 아니라 뉴타운 상업시설 중심부에 위치한다는 특징으로 이보다 다소 높은 5억6000만~5억7000만 원대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분양가는 현 주변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거주해야할 입장이 아니라면 신규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분양가에 대한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어 구체적인 가격을 공개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은평뉴타운에 오랜만에 공급되는 브랜드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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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림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3.3㎡당 1300만원대(일반테라스) 전후, 대우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3.3㎡당 900만원대 예상”
대림산업은 오는 11일 경기 광주 오포에서 573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아파트 최초로 모든 가구에 약 4.9~7.6㎡ 규모의 오픈형 테라스 공간이 설계됐다는 점이다. 특히 저층부에 위치한 43가구의 경우, 전형적인 테라스하우스로 최대 약 71㎡ 규모의 테라스가 제공된다.
또한 대림산업은 이 단지에 새롭게 개발한 신 평면상품인 ‘D.House’를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존 아파트의 벽식 구조한계를 뛰어넘어 최소한의 구조벽을 갖춰 수요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다양한 내부공간 연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약 80%의 높은 전용률로 일반 아파트의 동일 전용면적 대비 5~10% 정도 분양가가 저렴한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직 견본주택 오픈 전이라 분양가가 확정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전용면적 별 3.3㎡당 1296만~1542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변이 없는 한 업계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라며 “다만 저층부 고급테라스형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1500만 원대까지 예상되고 있지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 테라스세대의 경우엔 3.3㎡당 1200만원대 후반에서 1300만원대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분당보다 입지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분당의 전셋값 수준에서 수도권 출퇴근이 가능한 전원생활의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현지에서의 사전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이달 중순 일산 탄현동 일대에서 1690가구 규모의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용면적 84㎡ 이하가 전체의 92%를 차지하는 중소형 위주의 단지로, 특히 일산에서 희소성이 높은 전용 62㎡이하 평형이 400여세대나 공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분양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3.3㎡당 평균 900만원 대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 단지는 역세권과는 다소 떨어져있지만 인근의 기존 아파트대비 분양가가 저렴한 수준이고,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최대관심인 교육시설과 인근의 학원단지 이용이 용이하다”며 “현지 예상대로 평당 900만원 수준 정도로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서울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강북 재개발과 강남 재건축 위주로 분양이 관심을 모을 것이고, 수도권에선 서울과 가까운 미사지구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 관련해선 작년 시장분위기가 좋을 때는 개포재건축 단지들도 3.3㎡당 4000만 원대까지 분양가를 넘봤지만, 현재는 3000만 원대 중후반으로 내려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강북 재개발아파트는 대단지 브랜드에다 그 지역의 랜드마크 급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주변 아파트보다 3.3㎡당 분양가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인웅 기자 ciu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