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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와 압구정 주민들,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일방적 전환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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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와 압구정 주민들,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일방적 전환에 ‘분통’

압구정지구 항공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압구정지구 항공사진.
[글로벌이코노믹 최영록 기자] 서울시와 강남구 간의 갈등 속에 압구정지구 주민들은 갈피를 잃은 모습이다. 오는 2017년 말까지 면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사업추진이 시급한 상황인데 서울시가 최고층수 35층이라는 족쇄를 채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시가 기존 아파트개발기본계획을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면서 사전협의도 없이 마음대로 바꾼 ‘불통행정’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예정대로 압구정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의 공람·공고절차에 들어갔다. 그러자 주민들은 “현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의 재건축은 없다”며 맞서고 있어 압구정지구의 앞날이 캄캄하기만 하다.

지난 13일 서울시는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안)’을 공람·공고했다.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해 오던 압구정지구의 정비계획을 지구단위계획으로 전면 수정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24개 아파트단지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과 ‘한강변관리기본계획’에 따라 ‘최고층수 35층 제한에는 예외가 없다’는 방침을 확고하게 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기존에 진행하던 정비계획과 내용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교통이나 기반시설 등을 보다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층수의 경우 다른 단지들도 그렇듯이 상위계획에 따라 3종일반주거지역은 최고 35층으로 규정하는 것이 원칙이다”고 말했다.
기존 정비계획의 입안권자인 강남구는 이러한 서울시의 행정을 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압구정지구의 정비계획은 시와 구가 절반씩 용역비용을 부담하고 진행하는 용역인데도 서울시가 사전협의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게 결정적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지난 9월 7일 지구단위계획 전환과 관련해 강남구에 공문으로 참석을 요청했다”며 “다음날 회의를 개최해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남구는 서울시가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시가 정비계획 용역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지, 지구단위계획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그러던 중 갑자기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는데, 이것이 통보지 협의냐”고 반박했다. 또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할 경우 교통영향평가 등의 각종 심의를 진행하는 데만 상당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재건축을 앞둔 주민들에게는 그만큼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며 “서울시의 이번 방침은 무소불위의 행정을 남용한 것은 물론 압구정지구를 35층으로 묶겠다는 의지를 공론화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주민들도 서울시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현재의 계획대로는 절대 재건축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바라왔던 최고 50층의 꿈이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재건축 추진에 대한 의지마저 상실된 것이다.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사전 협의도 없이 서울시가 마음대로 결정한 이번 사안에 대해 4만명 주민들이 분노에 휩싸였다”며 “압구정지구 주민들은 녹지율을 높여 효율적인 동배치가 가능하도록 정해진 용적률 내에서 층수만 완화해 달라는 것이지 건립세대수를 늘려 이득을 취하겠다는 게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렇다보니 주민들 사이에서는 만약 이대로 지구단위계획이 고시되더라도 재건축을 안하면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며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 10년도 기다렸는데 정권이 바뀔 때까지 못 기다리겠느냐”고 밝혔다.
최영록 기자 manddi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