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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해임' 한국마사회 "경영쇄신·말산업 위기극복 박차"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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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해임' 한국마사회 "경영쇄신·말산업 위기극복 박차" 다짐

코로나19로 관중입장이 금지돼 텅 빈 과천 한국마사회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마와 기수들이 무관중 경마를 벌이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로 관중입장이 금지돼 텅 빈 과천 한국마사회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마와 기수들이 무관중 경마를 벌이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직원에게 폭언을 가해 물의를 빚은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이 결국 해임됐다.

3일 마사회와 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우남 회장의 해임이 최종 확정됐다고 마사회에 통보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우남 회장은 취임 직후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다 이를 반대하는 마사회 인사담당 직원들에게 폭언을 가한 이유로 청와대 감찰과 농식품부 특정감사를 받았다.

이후 농식품부는 정부에 김 회장 해임을 건의했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지난 1일 해임이 확정됐다.

지난달 29일 창립 72주년을 맞았음에도 2년 연속 기념행사 없이 우울한 창립기념일을 맞은 마사회는 최고경영자 해임이라는 또 다른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매년 7조 4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1조 2000억 원의 세금과 1000억 원의 축산발전기금을 납부해 오던 마사회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경마장이 폐쇄돼 매출은 거의 없어졌고 축산발전기금도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사회는 말산업 종사자 생계유지를 위해 매주 70억 원 가량의 유보금을 투입해 상생경마(무관중경마)를 지속하고 있다.

이때문에 마사회는 유보금이 모두 바닥났고 하반기 중 2000억 원 차입을 준비하고 있다.
마사회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법정기준보다 낮은 휴업수당을 받으며 주1일 휴업을 지속하고 있다.

경마 정상화의 유일한 대안은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이지만, '시기상조론'을 반복하는 농식품부의 반대에 막혀 지난해부터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나마 온라인 발매 도입에 적극 나섰던 김우남 회장마저 농식품부의 해임건의에 따라 최종 해임돼 말산업계에서는 위기를 넘어 국내 말산업 존폐 여부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말산업 종사자들은 해외 경마시행국과 로또·토토·경륜·경정 등 국내 모든 사행산업이 온라인 발매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유독 경마만 온라인 발매를 막고 있는 농식품부에게 삭발투쟁·집회·시위 등 항의하고 있지만, 농식품부와 김현수 장관은 요지부동이라 말산업계의 시름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래도 마사회는 송철희 부회장(회장직무대행)을 중심으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마사회는 지난 8월 비상경영위원회와 경영개선태스크포스(TF)를 가동, 전 분야에 걸친 강도높은 쇄신대책을 세우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와 말산업계의 위기극복을 위해 말 생산농가와 마주, 조교사, 기수 등 업계 관계자는 물론 정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위드 코로나'로 표현되는 새로운 사회와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