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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전자회사 실적 '부진'...재무 구조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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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전자회사 실적 '부진'...재무 구조 '적신호'

낮은 '정산조정계수' 적용에…발전자회사들 3분기에도 실적 부진
누적 적자 47조원 한전, 3분기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
자회사 재정 악화 우려…낮은 정산조정계수·계통한계가격 우하향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들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들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이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영업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전이 대규모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적용하면서 발전자회사들이 그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낮은 정산조정계수에 더해 전력도매가격 ‘계통한계가격(SMP)’도 하향 추세여서 발전공기업 재무 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163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6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남부발전도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9.61% 감소한 영업이익 2134억원을 기록해 상황은 비슷하다. 동서발전도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34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 줄었다.
이같이 발전공기업들이 부진한 영업이익을 거둔 배경은 한전이 손실을 메우려고 발전자회사에 부담 일부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요금이 동결과 낮은 비율 인상으로 원가에도 못 미치자, 한전은 정산조정계수를 낮은 비율로 적용해 전력 구매 비용을 줄이고 있다.

정산조정계수는 ‘석탄’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에 적용하는 할인율이다. 한전이 발전자회사에서 전기를 사들일 때 계수(0.0001~1 사이)를 적용해 모·자회사 수익을 조정하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한전은 SMP에 연료비 변동비를 제외하고 일종의 할인율인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한 가격으로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한다. 정산조정계수가 낮게 적용되면 한전이 발전사에 정산해주는 가격이 낮아져, 모기업인 한전의 부담이 발전자회사에 전가된다.

지난해에도 한국전력이 적자 폭이 확대되자 발전자회사에 적용하는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책정하면서 발전자회사의 순익 축소 폭이 전년보다 3배 이상 확대됐다.

한국전력과 5개 발전자회사들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전은 정산조정계수를 연평균 0.29~0.44 적용해 합계 기준 발전자회사의 당기순익이 6조7847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5개 발전자회사의 단기순익은 6조9691억원이었지만, 조정 후 184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대부분 발전자회사들은 경영평가에서도 등급이 하락했다.

낮은 정산조정계수 적용과 함께 SMP도 하향 추세여서 발전자회사의 재무 상황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전력거래소의 ‘10월 전력시장 운영실적’ 따르면 지난달 평균 SMP는 ㎾h(킬로와트시)당 137.01원으로 지난해보다 45.6%나 떨어졌다.

SMP는 지난해 12월 ㎾h당 268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 1월부터 내림세를 지속하다 10월 130원대까지 떨어졌다.

SMP가 안정적으로 우하향하는 가운데, 정산조정계수까지 낮게 책정돼 한전은 3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3분기 연결기준 1조9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발전자회사 관계자는 “이번 3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전력 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