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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늘리는 이유 있었네”…건설사, 분양 저조에도 아파트 공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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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늘리는 이유 있었네”…건설사, 분양 저조에도 아파트 공급 확대

SK에코‧현대, 실적 대비 계획 물량 398%‧144% 확대

국내 대표 대형사들이 올해 분양 목표를 지난해보다 공격적으로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한 부동산 업체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대표 대형사들이 올해 분양 목표를 지난해보다 공격적으로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한 부동산 업체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표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분양 목표를 지난해보다 공격적으로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분양 사태로 그동안 사업 진행을 늦췄지만 금리 인상과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져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계획 아파트는 전국 총 14만718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이다.

물량을 권역별로 구분할 경우 수도권은 8만8862가구, 지방은 5만8323가구로 나타났다. 수도권 물량 중 절반 수준은 서울(4만5359가구)에서 풀리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서울의 경우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에서 1만8792곳(16개 단지)이 분양예정물량으로 계획돼 있다.

전반적으로 분양가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아파트 분양은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진행하는 구조인데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량을 늘리는 이유는 그만큼 미착공 사업장이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건설사 내부에서 사업 진행을 늦췄지만 금리 인상과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져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게 되면서 이른바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약 6만4000가구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역시 6개월 연속 늘며 37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지속된 분양 지연으로 지난 2021~2023년 평균 정비사업 실적이 계획 대비 45% 수준에 그쳤다"며 "올해 주택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아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물량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계획 물량은 7102가구로 지난해 분양 실적보다 398% 많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연간으로 보면 보통 4~5개 단지, 4000~6000가구 사이에서 공급하는데 2022년 여러 상황이 맞물리며 6321가구로 공급이 예년보다 많았던 반면 작년에는 분양 환경 악화로 공급이 많이 줄어 물량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파트 공급 실적이 전년보다 69%나 줄어 8435가구 분양에 그쳤던 현대건설은 올해 2만541가구를 공급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144% 늘어난 것으로 10개 건설사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만 "통상적으로 연간 공급 물량은 2만가구 수준인데 지난해는 경기 악화에 따라 시행사나 조합에서 분양을 미무며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공급 계획 물량을 가장 많이 잡은 곳은 롯데건설이다. 지난해 1만3082가구를 공급하며, 삼성물산과 유이하게 전년 대비 물량이 7% 늘어난 롯데건설은 올해 2만2299가구(전년 대비 70% 증가)를 공급한다. 지난해 5247가구를 공급, 전년(4043가구) 대비 물량이 30% 늘어난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는 7273가구로, 전년 대비 39% 많은 물량을 분양한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