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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 손 든 은행…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이전 절차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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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 손 든 은행…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이전 절차 고친다

예탁결제원 연계해 증권사·은행 전산망 작업 추진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 이전 방식 참고
9월부터 진행해 1년가량 소요될 전망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증권사와 은행 등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이전 절차 간소화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증권사와 은행 등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이전 절차 간소화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를 둘러싼 은행과 증권 간의 밥그릇 싸움에서 은행이 손을 들었다.

그동안 증권사가 요구해온 ‘ISA 이전 절차 간소화 작업’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증권사와 은행 등이 ISA 이전 절차 간소화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ISA가 제도 취지에 맞게 자유로운 계좌 이전이 가능해야 하는 만큼 기존의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금융투자협회는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사, 은행 등이 관련 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관리·조율할 방침이다. 각 금융사들은 ISA와 관련해 예탁원과 연결되는 전산망 등을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ISA 이전 절차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의 이전 방식을 참고해 간소화할 예정이다.

퇴직연금의 경우 예탁원이 통합·관리하게 되면서 계좌를 이전할 때 필요한 서류가 1개~2개로 최소화됐다. 또 팩스 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등 절차가 단순·간편화되면서 6주가량 걸리던 계좌 이전 기간이 1일~2일로 단축됐다.

그러나 현재 ISA는 증권사가 은행의 ISA 가입자를 이전 받을 때 총 9단계의 복잡한 이전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간은 무려 6주~8주 정도가 소요된다.

심지어 이때 증권사는 은행과 총 4번 가량의 팩스를 주고 받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증권사가 계좌 이전 신청서 등을 은행에 팩스로 보내면 은행이 계좌 이전 현황을 출력해 다시 증권사로 팩스를 보내는 식이다.

팩스의 경우 잘 사용하지 않는 수단인 만큼 분실 가능성이 높은 데다 관련 기록이 남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예탁원을 중심으로 이전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는 9월부터 ISA 이전 절차 간소화 작업이 진행되면 최소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퇴직연금의 경우 1년 가량의 기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ISA의 종류가 3개나 되는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앞서 퇴직연금을 통해 비슷한 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진행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SA는 예금, 주식,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업권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를 말한다. 계약 형태에 따라 신탁형, 일임형, 투자중개형으로 구분된다.

투자중개형 ISA는 고객이 직접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증권사에서만 개설할 수 있다. 이에 은행에서 증권사로 ISA를 이전하려는 가입자들이 늘어나면서 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퇴직연금 IRP 이전 단계를 그대로 벤치마킹해 총 9단계를 거치는 ISA 이전 절차를 7단계로 줄일 것”이라며 “예탁원을 전문으로 해 팩스 등을 사용하지 않고도 ISA를 이전할 수 있도록 오는 9월부터 작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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