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 결정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가량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날 삼성전자는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7만4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실적 악화로 회사의 단기 수익은 좋지 않겠지만, 감산으로 인해 메모리 재고 수준이 2분기에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 전체 실적도 2분기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HSBC는 7만5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대폭 올렸다. HSBC는 "삼성전자의 감산으로 메모리 가격이 더 빨리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즈호는 7만7000원에서 8만원으로 조정했다. 미즈호는 "경쟁사들이 메모리 업황 침체기에 설비 투자 확장이나 공장 이전 등에 대한 투자에서 제한된 선택지를 가진 데 반해 삼성전자는 이 기회에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상승 사이클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 역시 목표주가를 높게는 9만원 언저리까지 보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상향한 곳은 ▲IBK투자증권(9만원) ▲BNK투자증권(8만7000원) ▲하이투자증권(8만3400원) ▲키움증권(8만원) ▲신영증권(7만9000원) ▲유진투자증권(7만8000원) ▲다올투자증권(7만5000원) 등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상향,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지지부진했던 감산에 대한 결정이 났고, 이에 따른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가파른 주가 상승이 기대될 만큼의 업황 개선은 아니지만, 감산 결정으로 DRAM 가격의 낙폭이 줄어드는 것도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찬가지로 목표주가를 상향한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와 역사적으로 동행해온 경기선행지표들 중 일부는 이미 반등세에 접어들었고, 이번 감산 확대 발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회복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도 "DRAM과 NAND의 전망치 변경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수요가 크게 개선되기 시작한 NAND 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 주가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이번에 발표된 감산 결정이 DRAM을 포함한 중장기 전사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시즌 동안에는 하반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동시에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앞둔 가운데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감산 기조는 구매 수요를 유발하며 업황 회복 강도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 메모리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기존 시각을 유지한다"고 첨언했다.
김보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eepi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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