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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나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는 직원 급여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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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나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는 직원 급여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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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기업들이 임원과 직원에게 주는 급여가 공시되고 있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는 직원 평균 급여에는 등기임원의 급여는 제외되어 있지만 미등기임원의 급여가 평직원의 급여에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등기임원이 받는 높은 급여가 평직원의 급여와 함께 계산되면서 평직원의 급여가 올라가는 ‘착시현상’을 자아낼 수 있습니다.

특히 미등기임원 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미등기임원이 받는 보수가 클수록 평직원들이 실제 받는 보수와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증권업계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1인당 평균 급여를 받은 BNK투자증권의 사례를 보면 공시된 직원 평균보수와 실제 평직원이 받는 보수와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이 1억3500만원에 이른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미등기임원 919명이 받는 평균급여 7억300만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삼성전자 미등기임원의 급여를 직원급여 총액에서 제외하면 삼성전자 평직원이 받은 1인당 평균급여는 1억3080만원으로 추정되며 공시금액과는 약 420만원의 오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이 1억1200만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미등기임원 241명이 받는 평균급여 5억100만원이 함께 계산되어 있습니다.

LG전자 미등기임원의 급여를 직원급여 총액에서 제외하면 평직원이 받은 1인당 평균급여는 1억960만원 수준으로 보이며 공시금액과는 약 240만원의 차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이 2억2800만원에 달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중에는 미동기임원 28명이 받는 평균급여 7억2100만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BNK투자증권의 미등기임원 비율은 삼성전자나 LG전자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급여 또한 많기 때문에 일반 평직원의 급여 수준이 실제 받는 보수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BNK투자증권 미등기 임원의 급여를 직원급여 총액에서 제외하면 평직원이 받는 1인당 평균급여는 1억8900만원으로 공시금액과는 3900만원 상당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와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공시된 직원 급여가 취업을 결정하는데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미등기임원과 일반 직원은 보수뿐만 아니라 인사와 결정권 등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직원의 대기업 등기임원 등재는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할 만큼 어렵고 미등기임원으로 승진하기에도 적지 않은 기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공시시스템에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기업들이 직원들의 급여를 공시할 때 직원 급여에서 미등기임원의 급여를 제외하고 평직원의 평균급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추가로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정확한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보다 투명한 기업정보를 제공하고 일반인들도 기업 공시에 믿음을 보여준다면 투자자들의 기업에 대한 신뢰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