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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워런 버핏이 일본 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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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워런 버핏이 일본 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지정학적 이유 대만 TSMC 매각…"日 기업 주식 너무 싸서 당황할 정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워런 버핏은 최근 대만의 글로벌 칩 대기업 TSMC 주식을 대부분 매각한 결정에 있어서 지정학적 긴장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밝혔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92세의 투자가는 일본 매체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TSMC보다 더 나은 투자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익을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버핏의 투자 전략 변화에 담긴 메시지


지난 2월 버크셔 해서웨이(BRKA)는 몇 달 전 41억 달러에 매입한 TSMC 주식의 86%를 매각했다. TSMC는 버크셔가 대주주인 애플의 핵심 공급업체다.

버핏은 장기 보유를 원칙으로 하는 투자가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번 단기 매매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당시 TSMC의 매출이나 순이익 등 경영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비메모리 분야도 여전히 양호한 투자처였다.

버핏은 단기 매매 이유로 "중국의 무력 행사 가능성 등 대만의 지정학적 위협"을 언급했다. 이는 놀라운 발언이다. '포린 어페어'가 최근 공개한 미국 국제관계 전문가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이른 시기에 침공할 것"이라는 질문에 72.5%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조만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투자가는 전문가들과 다른 판단을 내리고 투자를 회수해 더 안전하고 많은 이익을 제공할 투자처로 자금을 옮긴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중국의 전기 자동차 1위 기업인 비야디(BYD) 주식 4,490만 달러를 매각했다. 이유도 TSMC 주식 매각과 같다. 버핏은 투자자 자산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므로 실제 전쟁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점을 투자를 통해 알 수 있다.

◇버핏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는 '일본'


버핏은 앞으로 10년 동안 아시아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핵심 투자처로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대만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버핏은 지정학적 긴장이 발생하면 일본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지역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는 과거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일본이 수혜를 누린 역사적 경험에서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92세의 투자자는 일본에서 일본의 5대 무역 회사와 회의를 했다. 버핏은 지난 1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거래가 너무 좋아 버크셔가 최근 5개 회사의 지분을 작년 말에 각각 6% 이상으로 최소 1% 포인트를 늘렸다"고 말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5개 기업은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이토추상사, 마루베니, 스미토모상사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11월 공시자료에 따르면 미쓰비시상사는 6.6%, 미쓰이상사는 6.6%, 이토추상사는 6.2%, 마루베니상사는 6.8%, 스미토모상사는 6.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8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버핏은 "일본의 5개 주요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으며, 기존 투자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추가 구매해 7.4%로 지분을 더 확보하겠다는 의미이다.

버핏은 "주식을 매수한 기업들이 버크셔와 사업 구조가 유사한 점이 있으며 다양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이 가치에 비해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면서 "너무 싸서 당황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무역 회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제품과 재료를 구매한 다음 소규모 일본 내 기업에 판매하는 회사다. 에너지와 금속에서 식품과 섬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자원이 부족한 일본으로 수입한다.

또한, 제조업체에 서비스도 제공한다. 만약 전쟁이 나면 생필품이나 에너지, 식품과 섬유, 무기까지 이들 기업이 거래에 참여하고 그 이익은 천문학적 규모로 뛸 수 있다. 버핏은 무역 회사들의 수익률이 14%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이익률은 주당 이익을 주가에 나눈 값이다. 이는 일본 기업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핏은 이러한 가치 하락을 투자 기회로 삼고 있다.

버핏은 CNBC와 인터뷰에서 "비야디는 특별하고 TSMC는 멋진 기업이지만 이 두 회사의 지정학적 위험이 무시하기에는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버핏은 항상 투자의 기준은 "내가 기분이 나아질 돈과 관련된 일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버핏의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는 그의 초기 투자 이후 100% 증가한 일부와 함께 엄청난 성공으로 평가된다. 미쓰비시와 미쓰이의 주가는 2020년 초기 투자 이후 각각 100%, 130% 상승했다. 당시 세간에서는 왜 버핏이 일본 주식을 사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의 가장 큰 승자 가운데 이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버핏은 일본 기업들의 장점으로 "일본 기업들은 세계적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 걸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미래에 대비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일본 기업들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겠다"면서 "일본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본 기업들이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닛케이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엔화 표시 채권의 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버핏이 일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신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