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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버핏, 일본 지분 늘리며 '美·中 갈등' 장기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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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버핏, 일본 지분 늘리며 '美·中 갈등' 장기전 돌입

5월 현재 보유 일본 주식 시가 총액 152억 달러

중국 주식을 팔고 일본 주식을 사고 있는 워런 버핏.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주식을 팔고 일본 주식을 사고 있는 워런 버핏. 사진=로이터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2023년 5월 기준으로 버핏이 109개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가치는 약 3900억 달러이다. 보유한 주식 가운데 상위 5개 종목은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셰브론, 코카콜라, 버크셔 해서웨이이다. 이 5개 종목의 시장 가치는 약 3100억 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79%를 차지한다.

이 비중과 가격은 버핏이 장기 보유 원칙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에서 가격 변동에 따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며, 기업의 가치가 변하면 사고 팔고를 반복해 항상 변동성이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 비율은 전체의 대략 6%가 된다. 이 가운데 일본 주식 투자 비중은 3월 말 기준으로 34.2%로, 2020년 말 기준 13.8%에서 20.4%가 늘었다.

2023년 3월 31일 기준으로 아시아 주식 가운데 중국이 49.5%, 일본이 34.2%, 한국이 11.9%, 대만이 4.4%를 차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아시아 주식 투자 비중은 중국이 가장 높고, 일본, 한국, 대만 순이다. 버핏은 이 비율을 조정 중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중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미·중 갈등, 지정학적 위기 등을 이유로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가운데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은 투자는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반도체 기업인 TSMC 지분을 41억 달러에 사들였다가 지난 5월 분기별 보고에서 TSMC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는 사실이었다. 중국의 전기차 비야디(BYD) 지분도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

미·중 기술 경쟁에다 대만 이슈로 인한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 우려, 중국의 불균등한 경제 회복과 부진한 시장이 점점 투자를 축소하게 하는 이유이다.

버핏은 4월 중순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닛케이아시아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TSMC의 지정학적 문제가 고려 사항이었다고 암시했고, 주주총회에서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이슈를 다시 거론했다. 중국과 대만 외 아시아를 대체할 만한 투자처는 일본이 최고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중국과 대만의 주식을 처분한 대신에 일본의 5개 대기업의 지분을 7.4%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모토였다.

5월 중순에 버크셔가 보유한 일본 주식의 시가총액은 대략 152억 달러다.

버핏에 따르면 안보에 대한 그의 명백한 우려 외에도 중국과 대만에서 일본으로 아시아 투자 비중을 늘린 배경에 대해 일본 기업의 견실한 수익, 높은 배당금, 꾸준한 자사주 매입을 거론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주식을 더 많이 구매하지 않고도 기업의 가치를 높여 버핏은 이를 지지한다.

그간 일본 5개 대기업 모두 장부가치 이하로 거래되고 있었고 배당수익률은 약 5%였다. 하지만 5월 9일까지 발표된 5개 기업의 이익과 배당금은 크게 늘었다. 3월에 마감된 회계연도에 5개 회사의 총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 현금 배당금은 20% 증가했다.

버크셔가 3월 31일 이전 배당권 이전에 회사의 지분 7.4%를 인수했다고 가정하면 예상 배당 수입은 약 5억1000만 달러가 된다. 5개 회사의 배당금 지급 계획에 따르면 이 수치는 2024년 3월에 마감되는 현 회계연도에 5억6500만 달러로 급증한다.

이는 버크셔가 작년에 코카콜라의 핵심 보유 주식에서 배당금으로 받은 7억400만 달러에 다가서는 수치이다.

일본에 대한 투자는 극도로 저렴한 금융도 추가 인센티브로 작용했다. 지난 5년 동안 일련의 현지 채권을 통해 저금리의 일본 현금을 조달해 주식을 살 수 있었다.

버핏은 일본에서 일어날 일에 관해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5개 기업 지분을 각각 9.9%로 늘리고 잠재적인 협력을 고려하겠다는 의도 외에 더 많은 기회를 계속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총회에서 버핏의 후계자로 재선언된 60세의 비교적 젊은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그렉 아벨은 지난 4월 버핏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에 장기 투자를 하겠다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일본에 대한 버핏의 투자 관점이 알려지면서 일본 주식 시장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23년 5월 25일 오후 3시 10분 기준으로 닛케이 225 지수는 27,635.75을 기록했다.

지수의 상승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지수는 10% 이상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 주식이 너무 저평가된 것이 워런 버핏과 투자가들이 일본 시장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라고 말한다.

버핏은 일본으로의 이동의 일환으로 2002~2003년 페트로차이나의 지분 4억8800만 달러를 가지고 시작한 중화권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

버크셔의 최근 큰 중국 투자는 버핏이 15년 전에 처음 투자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비야디이다.

지난 5월 초 홍콩거래소에 공개된 최근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현재 비야디 주식을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 당초 매입 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매매하였기에 수익은 보았지만 중요한 것은 지분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버핏은 중국의 비야디와 일본의 이토추의 주식을 거의 비슷한 규모인 33억 달러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토추는 늘렸고 비야디는 팔았다.

버핏은 자동차 산업에 참여하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5년, 10년 뒤에 자동차 산업이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다고 보아 투자를 줄이고 있다.

한편, 버핏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더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미국과 중국이 똑같이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는 애플 사례를 들며 중국과의 교류가 애플과 중국에 모두 좋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멍거는 시장에 불안을 조장하고 긴장을 높이는 모든 것은 멍청한 일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현재의 미·중 경쟁을 냉전으로 비유하면서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이 새로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