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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터진 '제2 라덕연 사태' ···'시장 감시 시스템' 강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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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터진 '제2 라덕연 사태' ···'시장 감시 시스템' 강화 해야

금융당국, 하한가 맞은 5개 종목에 ‘거래정지’ 조치… 전문가들 "거래정지는 미봉책 ·주가조작은 엄벌처해야"
라덕연 사태는 라 대표가 추천해주는 종목에 1억원 정도를 투자 유치시, 짧은 기간에 20~30%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홍보에 현혹된 고객들이 10억, 20억씩 투자금을 맡기면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란 기대를 가졌지만 거래 정지로 돈이 묶이게 된 사건이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라덕연 사태는 라 대표가 추천해주는 종목에 1억원 정도를 투자 유치시, 짧은 기간에 20~30%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홍보에 현혹된 고객들이 10억, 20억씩 투자금을 맡기면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란 기대를 가졌지만 거래 정지로 돈이 묶이게 된 사건이다. 사진=뉴시스
증권가에서 연달아 터진 주가 하한가 사태 관련, 금융당국이 총력 대응에 나선다지만, 어째 시장 분위기는 흉흉하기만 하다. 현행 시장감시 시스템에서 걸러내기 힘든 '예비 하한가 종목'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큰 가운데 금융당국의 거래정지 조치마저도 한계점을 드러낸 탓이다. 특히, 주가조작 관련, 제재와 처벌이 약하다는 주장마저 힘을 얻고 있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동시에 하한가를 맞은 5개 종목(동일산업·동일금속·만호제강·대항방직·방림)에 대해 다음날 즉시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소위, '라덕연 사태'를 연상케 하는 일이 재발하면서, 금융당국은 긴급 합동 회의를 여는 등 당일에 바로 거래 정지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당국이 라덕연사태 당시, '늑장 대응'했다는 오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서두른 모양새다.

라덕연 사태는 라 대표가 추천해주는 종목에 1억원 정도를 투자 유치시, 짧은 기간에 20~30%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홍보에 현혹된 고객들이 10억, 20억씩 투자금을 맡기면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란 기대를 가졌지만 거래 정지로 돈이 묶이게 된 사건이다.

라 대표 쪽에서 아예 신규 계좌를 열어 비밀번호와 공인인증서를 주면 직접 투자해준다고 하자, 고객들은 20억원이 든 계좌마저 서슴없이 넘겼다. 무엇보다 수익이 나면 그 이익금을 반반씩 나누기로 하다보니 돈을 모두 맡겼다. 그 돈이 어떻게 투자되는 지 내용조차 모른체 당장, 매일 불어나는 자산에 고객들은 만족했다.
정작, 라 대표 쪽은 수천 명의 계좌로 시세 조종을 벌이고 있었다. 주가가 떨어지면 사서 올리고, 오르면 일부를 팔아 가격을 관리했다. 팔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보유한 다른 계좌로 사서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불법 일임, 시세조종을 목적으로 통정매매까지 했다. 수익이 늘수록 돈을 맡기는 사람도 늘고 그 돈으로 주식을 사서 주가를 더 올렸다. 결국, 거래가 정지되면서 주식을 팔고 나올 수도 없게 된 투자자들의 돈만 기한 없이 묶인 꼴이 됐다.

시장 일각에선 라덕연 사태는 '재산권 침해', '모호한 기준'이 원인이라고 꼬집는다. 투자자들도 이번 사태와 비슷한 주가 패턴을 가진 다른 종목들을 다수 거론하면서 "금감원이 나서서 A 종목 거래를 정지시켜라", "B 종목도 조사해달라"는 등의 게시글을 남기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혐의가 의심되니 거래를 정지시켰다" 며 "이 부분 관련, 어느 정도 정리시 시장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빚지 않는 선에서 거래 재개 관련, 금융당국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해당 종목과 사안은 저희가 꽤 오래 전 부터 지켜 보던 것이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을 안심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시장 감시망에 잡히지 않았을 '예비 하한가 종목'도 있을지 모른단 우려도 있다.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명 '천국의 계단주(株)' 찾기도 한창이다.

라덕연 사태 이후 거래소는 주가조작 수단으로 쓰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사전에 적발하고 근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5개 하한가 종목들 역시 CFD와의 연관성은 낮다는 게 금투업계의 공동된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 적발 및 근절에 한계가 있다며 사후 처벌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증권범죄는 재범률이 높다. 범죄자가 다시 시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강력한 조치가 절실하다.

이번 하한가 사태의 진원지로 의심받는 한 온라인 주식카페의 운영자 강모씨도 지난 2024년 2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조광피혁, 삼양통상, 아이에스동서, 대한방직을 대상으로 약 1만회에 걸쳐 시세조종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형태의 주가 조작 사건은 미리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며 "사후적으로 적발되는 케이스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가 조작사건이 계속 발생 시 한국 주식시장 발전에도 상당히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고 조언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역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 예방하고 주식 리딩방 단속에 적극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가벼운 위법 행위도 과징금과 형사 처벌을 동시에 받도록 제재 강화부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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