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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미국주식고객 유치에 ‘수수료 0원’ 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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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미국주식고객 유치에 ‘수수료 0원’ 붐 왜?

외화증권 수수료 '2.8달러'로 역마진 우려 · 성장 동력 상실 절박감의 발로
증권사들이 미국주식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심지어, 수수료 인하 마케팅까지 펼친다. 외화증권 결제시 역마진이 나도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양상이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사들이 미국주식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심지어, 수수료 인하 마케팅까지 펼친다. 외화증권 결제시 역마진이 나도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양상이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미국주식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심지어, 수수료 인하 마케팅까지 펼친다. 외화증권 결제시 역마진이 나도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양상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과거 국내주식 수수료 과열 경쟁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의 눈으로 이를 바라본다. 소비자단체에서도 증권업이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보릿고개를 맞자,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 경쟁에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일부터 미국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 제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뿐만 아니다. 현재 다수의 증권사들도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뛰어들었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미국주식 관련 이벤트를 진행중이며 신한투자증권도 6월1일부터 나섰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미국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연말까지 펼친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내야 하는 세금 'SEC Fee'(매도 수수료 0.0008%)도 무료로 제공한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신규계좌나 휴먼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주식 이벤트를 펼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모든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전개한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이면에는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뛰어들어야 만 하는 증권사들의 ‘절박함’과 ‘고민’이 숨어있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해외주식 거래시 한국예탁결제원에 일정 부분의 외화증권 결제수수료를 내야만 한다. 미국 주식의 경우, 1건당 2.8달러의 수수료를 내며, 일본 주식에는 6달러의 수수료가 책정돼 있다. 뿐만 아니다. 해외주식 예탁에 대한 예탁수수료가 별도로 있다. 미국 주식의 경우, 1.1bp(0.011%), 베트남증시 외화증권의 경우 예탁 수수료가 15bp(0.15%)다.

증권사들이 사실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주식 거래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왜 증권사들은 이 시장을 놓지 못할까?

해외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 봤을 때 증권사가 손실을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고객 확보,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설사,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들더라도 이를 감수하면서라도 이벤트에 나서야 한다"며 "생존을 위해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같은 이벤트라도 펼쳐나 가야 하는 실정이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선 과거 ‘국내주식 수수료 과열 경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지난 2018년에도 증권사들이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등 각종 이벤트를 펼쳤다. 당시 업계 내부에선 '제 살 깎아 먹기'란 비난까지 나왔다. 결국, 증권사들도 수수료 수익이 급감해 매출에 악영향을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 급감으로 증권사들이 IB(투자은행) 부문에 적극 뛰어드는 환경도 만들어졌다" 며 "지난해부터 문제가 불거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도 결국 이같은 일환이다"고 지적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도 “은행을 제외하고선 금융업 중 하반기에 호조를 보일 곳이 많지 않다. 특히, 증권업종의 경우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며 “지금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자 STO사업 확대, IPO 추진 등 각종 노력을 펼치고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 와중에도 증권사들은 기존 가진 시장마저 경쟁자들에 빼앗겨선 안된다는 절박감이 상당하다. 이제는 제 살 깎는다는 각오로 내핍에 들어가는 상황에 직면한 것 같다, 이같은 절박함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도 무리한 이벤트를 펼치는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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