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에 개미들 속 타 들어 가는데 증권가는 ‘9만전자' 바라보며 긍정적 전망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닷새간 삼성전자 주식 34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7월 한 달간 5492억원 어치 순매도했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반도체 산업이 2차전지 다음 섹터로 주목을 받자,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KODEX 반도체' ETF의 순자산 규모도 5040억원에 달해 50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2차전지 종목에 대한 개인들의 매수 규모는 줄었다. 지난달 개인들은 포스코홀딩스를 가장 많은 4조52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 현재까지 3020억원어치 사들이는 데 그쳤다.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2시49분께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보다 900원(1.31%) 내린 6만7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26일 '7만전자' 고지에 오른 삼성전자 주가는 두 달 이상 7만원선을 횡보했다. 그러나 이달 2일 주가는 6만9900원에 마감하면서 '6만전자'로 다시 내려앉았다. 이후 6만8000원을 횡보하다가 이날 드디어 6만7000원대까지 밀린 것이다.
삼성전자 종목토론방에는 '100원 오르고 1000원대 떨어지네요', '요즘 주식해서 돈 못 버는 주주들은 삼전 주주들 뿐이네요. 힘 내봅시다', '다시 5만전자 복귀하나요', '여기서 밀리면 6만3000원이 다음 지지선이다',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리면 주가는 내린다', '기다리면 7만원으로 오르겠죠' 등 주주들의 푸념 섞인 글들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지부진한 주가 속에서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평균 9만1190원이다.
SK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서 증권사들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인 10만원을 제시했다. 하나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8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도 8만2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삼성증권은 8만원에서 9만원으로 각각 올려 잡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 및 실적 방향성은 명확한 우상향이다. 디램(DRAM) 업체들의 생산 감소에 따른 재고 피크아웃과 일부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 등을 감안하면 업황의 바닥 통과는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수율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퍼포먼스 관련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돼 주가 측면에서 할인 요인이 희석 중이다”며 “중장기 방향성을 감안한다면 인내심 있는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경쟁력과 성장성을 보여줘야만 투심이 살아날 것이란 조언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14조7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 대비 2.02배에 그치면서 추세적인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며“DDR5와 HBM 등 신기술·신성장 분야에서 과거와 같은 압도적 경쟁력과 삼성다운 모습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메모리 사이클 회복으로 매출 238조8000억원, 영업이익 38조8000억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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