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생산·기술이전·현대화 인프라 투자, 폴란드 국방의 ‘게임체인저’ 부상

◇ K9 자주포 도입 현황과 주요 특징
최근 폴란드 국방부는 제1 바르샤바 기갑여단과 제18 기계화사단에 K9 자주포 6문을 배치했다. 현재까지 인도된 K9 자주포는 모두 672문이다.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같은 해 7월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A1 212문을 포함, 총 672문 규모의 자주포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는 83억6000만 달러(한화 약 11조5900억 원)에 이른다.
K9은 한 번에 3발을 15초 만에 쏠 수 있고, 최대 사거리는 54km에 이른다. 1000마력 디젤 엔진으로 최대 속도 67km/h, 주행거리 480km를 낸다. 나토(NATO) 규격 155mm 포탄을 쓰고, 사격통제 장치는 관성항법과 위성(GPS) 지도를 동시에 활용한 디지털 장비다.
최근 도입된 6문을 포함해, 2022년 12월 24문, 2023년 2월 12문이 먼저 들어왔고, 현재 체계적으로 전력화되고 있다.
◇ 현지생산·기술이전과 기존 무기와의 비교
폴란드는 K9을 단순 수입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인 PGZ와 HSW가 협력해 2026년부터는 K9PL 개량형 자주포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이전을 맡는다.
이미 현지에서 운용 중인 자주포로는 155mm 크랍(Krab)이 있다. 크랍은 K9 차대에 영국 포탑(AS-90)을 올린 형태로, 120여 대가 실전 투입돼 있다. 다만, 사거리가 40km로 K9에 비해 짧다.
옛 소련제 2S1 곡즈디카(122mm, 사거리 15~22km)도 200여 대 있지만, 낡아서 현대 전투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K9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탄약저장소와 정비창, 승무원 훈련 시설 등 기반시설도 대규모로 손을 보고 있다. 폴란드는 시설 업그레이드에 약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 한·폴 방산 협력, 체계적 전력화…유럽 안보구도 변화 이끌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폴란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4.7%까지 늘려 실질적 군사개혁에 나서고 있다. K9 자주포의 대량 도입과 현지생산, 기술이전 추진은 산업과 국방 모두 업계에서 "폴란드군의 대러 견제력과 패기, 기술자립 추세를 크게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K9은 나토 규격 155mm 탄을 쓰고 첨단 사격통제 장치, 54km 장거리 사거리 등 현장성능이 강조된다. 다만, 기존 크랍과 곡즈디카를 포함해 포병 병력을 혼합 운용하는 만큼, 인프라와 병력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예상된다고 폴란드 군 관계자들은 밝혔다.
현지에서는 K9 자주포의 대규모 배치가 동유럽 안보지형 전체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탄약, 엔진도 폴란드 사양에 맞춰 국산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K9 자주포 대규모 도입은 단순 무기 수입 그 이상으로, 첨단 방산기술을 폴란드 현지 생산과 맞닿게 하는 산업협력의 본보기로 꼽힌다. 나토 내 최대 국방비 지출국이자 유럽 안전지대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폴란드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위상 또한 한층 높아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