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요동 혼란기 틈타 차익 실현 나서기 활발
주주가치 고려 안해 도덕적 해이 우려 목소리
주주가치 고려 안해 도덕적 해이 우려 목소리

하지만, 대주주들이 테마주 변동성 확대에 일조하면서도 주주가치 제고에 있어선 전혀 고려 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위, 증권가에선 주가는 개미들이 올리고 이익은 대주주들이 챙긴다는 이야기도 유행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마주들이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면서 해당 테마주들의 공시에 관련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성델타테크를 비롯해 덕성·파워로직스·서남 등 초전도체 관련주로 지목된 상장사들이 5%·임원보고 공시와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 등에 나서면서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성델타테크는 지난 4일 회사 주요주주인 일본법인 고목델타화공(高木DELTA化工)과 이 회사 특별관계자가 지분 1.69%(46만5387주)를 장내 매도해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신성델타테크는 일본 고목델타화공과 합작해 만들어진 회사다. 1987년 11월 설립 후 2004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총 16개의 계열사를 가진 이 회사는 HA(생활가전), BA(2차전지), SVC(물류서비스) 등 3개 사업 부문에 집중해 왔다.
2022년에는 전자회로기판모듈 설계/제조 전문기업 신성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가전/자동차 사업으로의 확장도 준비했다. 기존 가전사업 및 2차전지 사업과의 연계 발판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고목델타화공이 신성델타테크에 대한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 현재 지분 11.02%(처분 전 12.71%)를 보유중이다. 처분 한 지분에 대한 단가는 1만2318~2만5600원으로 지난달 20일부터 계속 지분 정리에 나서고 있다. 고목델타화공이 지분 정리하는 사유에 대해선 단순 처분으로 공시했다. 하지만 신성델타테크의 주가 급등 흐름과 맞물리면서 차익실현 차원에서 진행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성델타테크는 주요주주들이 지분을 처분한 시기인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주가가 110.35%(1만2170→2만5600원)나 올랐다. 하지만 최대주주의 지분 정리 직후에는 변동성이 후퇴했다. 지분 정리 다음날인 3일부터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 공시일인 4일까지 단 이틀 간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25.39%(2만5600→1만9100원)나 빠졌다. 하지만 신성델타테크는 11일, 전일 대비 15.77% 상승한 40000원에 장을 마쳤다.
덕성은 지난 7일 최대주주인 이봉근 대표의 친인척인 이모씨가 4일과 7일 양일에 걸쳐 지분 0.31%(5만3600주)를 장내에 매도해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덕성 역시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 시기에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 후 주가는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회사는 이달 들어 7일까지 주가가 169.23%(4420원→1만1900원) 올랐다. 하지만 8일부터 9일 사이에 34.45%(1만1900원→7800원) 급락했다. 11일 덕성의 주가는 전일대비 2.37% 하락한 7840원에 마감했다.
파워로직스와 서남은 전환사채(CB)를 통해 대주주의 차익 실현을 모색했다. 우선 파워로직스는 오는 24일과 30일 양일에 거쳐 CB를 발행 주식 1.74%에 해당하는 총 59만8538주로 전환에 나선다. 전환가액은 주당 6850원으로 전날 종가 9900원 기준 44.52%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대한다. 파워로직스는 11일 전일 대비 30%나 오른 12870원에 마감했다.
서남 역시 오는 23일 CB를 주식 108만6955주로 전환한다. 이는 발행 주식의 4.87%에 해당하는 규모다. CB전환 가격은 2392원으로 전날 종가 6900원 기준으로 예상 수익률은 188.46%에 달한다. 서남은 11일 전일 대비 10.14% 하락한 6200원에 마감했다.
테마주가 시장에서 활황을 보이면서 차액 실현에 나선 대주주의 입에선 미소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차익 실현을 하지 못해 오히려 불만만 쌓여 간다.
시장에선 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고점 신호로 인식한다. 반면, 전환청구권 행사는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는 소재로 본다. 단연, 악재로 인식한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열풍이 개인은 물론 회사나 관계자들마저 ‘한탕주의’에 물들게 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나만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 되면서 ‘도덕적 해이’마저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2차전지 수급 쏠림이 완화되자,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 테마주 장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차기 주도 테마주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잠시 후퇴했다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에코프로 편입을 계기로 다시 2차전지주주도의 테마 복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 그에 따른 FOMO 현상도 다시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런 가운데 재주는 개미가 넘고 돈은 대주주가 버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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