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조광피혁 533억원, 국보디자인 590억원 주식투자로 이익 거둬

19일 금융 투자업계에 따르면 조광피혁의 경우 지난 2분기 말 기준 2878억원어치를 주식에 투자에 쏟아부었다. 전체 투자액의 92%를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투자 비중 64%)와 애플(투자비중28%)에 집중했다. 이후 두 종목이 주식시장에서 급등하면서 조광피혁은 2분기에만 533억원의 주식평가 이익을 냈다.
조광피혁은 지난해에도 전체 순이익(61억원)의 아홉 배에 달하는 규모의 수익을 냈다. 소위, 펀드매니저 뺨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 조광피혁은 저평가 자산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가치주· 고배당주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져갔는데 이들 종목이 급등한 것으로 보고있다.
조광피혁은 지난 2013년 말에도 해외주식 버크셔해서웨이를 매수했는 데 1년도 안 돼 15.3%의 수익을 냈다. 당시 조광피혁 관계자는 " 버크셔해서웨이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만한 안정적인 해외주식으로 판단했다. 외화부채 관리를 위해서 외화자산 편입이 필요했었다"며 버크셔해서웨이에 대한 투자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주식투자 측면에서 조광피혁의 경우 장기·가치주 투자를 한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주식 운용 규모가 1052억원에 달하는 국보디자인 역시 올 2분기 590억원에 달하는 주식 평가 이익을 냈다. 국보디자인은 미국 주식 16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 보유액이 가장 많다.
국보디자인은 실내 인테리어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코스닥에도 상장된 회사다. 이 기업의 주가는 테슬라 주가를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증권가에선 테슬라에 투자하고 싶으면 국보 디자인 주식에 투자하라는 속설도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테슬라주의 규모만도 12만 6321주에 달한다. 3월 말 가액 기준 1648억원 규모다. 지난 5월 기준 국보디자인 시가총액(1358억원)보다도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가 더 큰 회사다.
이 밖에도 국보디자인은,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루시드그룹, 엔비디아, 로블록스, BYD와 같은 글로벌 기술 기업(빅테크)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선 빛글림, 우주인, 다례, 카사코리아에 24억원을 투자했다.
이쯤되면 이들 기업들이 본업대신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회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 탓에 한국의 ‘슈퍼 개미’ 중 한 사람인 소위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국보디자인을 주목했다. 박 대표는 국보디자인의 9.67% 지분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인 황창연 국보디자인 대표(46.53%)에 이은 2대 주주로도 올라섰다.
박 대표는 2019년 처음 국보디자인 5%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 후 계속 지분을 늘려왔다. 국보디자인은 삼성전자·삼성전기 등 국내 우량 주식도 장기 투자해 보유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세계에 유동성이 대거 풀리자 황장연 국보디자인 대표 주도아래 해외주식 투자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피델리티역시 국보디자인 지분을 9.86% 소유중이다.
서희건설 역시 주식투자를 잘하는 기업이다. 2분기 기준 545억원의 주식을 운용중이다. 주식 평가이익만 163억원에 달한다. 테슬라와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SOXX)’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각각 87억원, 23억원의 평가이익도 냈다. 이 회사는 18개 종목에 투자하는데, 11개가 해외 주식이다.
건설 조선 기업 등에 주로 투자해 온 KCC 역시 보유한 조선주의 급등으로 2분기 1324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이익의 대부분(1265억원)이 HD한국조선해양에서 나왔다. 신영증권도 10년 넘게 보유한 SK하이닉스와 유한양행이 오르면서 수백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처럼 본업보다 주식투자를 잘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자사주는 대체로 박스권에 갇힌 양상도 함께 보이고 있다.
조광피혁은 4만9750원에서 5만1300원 사이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보디자인 역시 1만4040원에서 1만4240원 사이에서 상승화 하락을 반복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광피혁과 국보디자인 등은 주식 보유액과 시가총액 규모가 거의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에선 이들 기업이 본업과 관련 없는 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모습을 좋게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광피혁은 15시 16분 현재 전일대비 650원하락한 4만9750원, 국보디자인은 같은시간 80원 오른 1만4120원에 거래중이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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