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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영풍제지 미수금 '쇼크'...빛 바랜 주주환원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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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영풍제지 미수금 '쇼크'...빛 바랜 주주환원 경영

이달 초 주주 환원정책을 제시하며 반등을 노리던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4분기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달 초 주주 환원정책을 제시하며 반등을 노리던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4분기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사진=뉴시스
이달 초 주주 환원정책을 제시하며 반등을 노리던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4분기 수익에 경고등이 켜졌다.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 규모가 5천억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충당금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연간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키움증권은 최소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영풍제지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규정 제12조에 의해 '거래상황의 급변'을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으며, 거래 재개 시기는 현 시점에선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거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단기 급락으로 반대매매 물량이 상당량 출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주식시장에서 키움증권 주가는 23.93% 하락해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 시가총액이 하루동안 크게 줄어들면서 2조원 초반대로 쪼그라 들었다.
주가 급락으로 키움증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주주 환원정책이 상당부분 빛이 바랬다.

앞서 키움증권은 이달 초 올해부터 2025년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주주환원 방식은 현금 배당, 자사주 소각 등으로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에 따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현재 보유한 자사주 140만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당시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던 우리 회사의 주주환원정책을 예측 가능한 주주친화정책으로 대폭 강화하겠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수익률 등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해 투자자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은 패닉에 빠졌으며 키움증권은 뒤늦게 리스크관리를 강화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날 20여개 종목에 대해 미수거래와 신용융자를 차단하는 조치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날부터 포스코홀딩스, 한미반도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DX,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수페타시스, 인벤티지랩 등 15개 종목의 신용융자와 담보대출을 막고 증거금율을 100%로 설정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는 애경케미칼, LS전선아시아, 유니온머티리얼 등 8개 종목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신용융자 불가 종목으로 지정되면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진다. 미수거래도 빚내서 주식 매수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유동성을 마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해당 종목들에 대해 '빚투'(빚 내서 투자)를 사용했던 투자자들은 만기일까지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키움증권이 이번에 '빚투'를 차단한 종목들은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급등했던 이차전지와 로봇, 반도체주가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수급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19∼20일에 걸쳐 일부 종목에 증거금율을 100%로 상향했는데 해당 종목에 대한 (수급)우려 확대에 따른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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