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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특유의 보수적 기조…양질 수익성 확보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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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특유의 보수적 기조…양질 수익성 확보 밑거름

수도권 선순위 위주 PF 진행...ELS 등 자체헤지 비중도 지속 축소

삼성증권 2023년 3분기 실적. 출처: 삼성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증권 2023년 3분기 실적. 출처: 삼성증권
삼성증권하면 늘 따라다니는 말이 있었다. 초대형 증권사 답지 않게 너무 몸을 사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순위에 둔다. 토끼가 아닌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양질의 수익성을 확보해 성장한 비결이기도 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대비 0.3% 소폭 감소한 151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22.3% 증가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속에서도 선방했다.
매출 기준 사업부문별로 보면 금융상품 판매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특히 IB관련 인수 및 자문수수료 증가가 눈에 띈다. 그간 삼성증권은 초대형 증권사 중 하나로 꼽히지만 IB부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룹 특유의 보수적 기조 영향으로 최우선 순위를 리스크 관리에 두고 있어 여타 경쟁사와 같은 확장 전략을 펼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특유의 성장전략으로 IB부문에 접근하면서 끝내 결실을 이뤄낸 것이다.

증권사들의 뇌관으로 떠오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서 삼성증권이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을 때, 많은 증권사들이 PF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삼성증권은 선별적으로 검토했고 수도권 위주 우량 자산 위주 거래를 진행했다. 해외투자 규모도 작아 여타 초대형사 대비 질적 우수성을 보여줬다.
증권사 PF 문제의 핵심은 비수도권 부동산과 해외 대체투자자산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그들의 원칙대로 움직인 결과 의도치 않게 경쟁사와는 다른 성적을 얻게 된 것이다.

최근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녹인(knock-in) 우려가 은행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좌불안석이다. 증권사가 ELS를 발행할 때, 자체헤지 혹은 백투백헤지를 하게 되는데 전자의 경우 운용수익이 높아질 수 있지만 손실 발생 시 증권사가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위험이 존재한다.

국내 증권사들의 ELS 자체헤지 규모는 지난 2021년 6월말 기준 36조6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3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증권의 ELS 등 발행규모와 자체헤지 비중은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다. 그러나 2020년 1분기 이후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해 자체헤지 비중은 79.9%에서 41.2%로 크게 줄였다.

물론 삼성증권이 PF와 ELS 등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미수금, 부동산PF 자산 등에서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5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에는 271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추가적으로 급격한 자산건전성 저하는 제한적이다.

삼성증권이 무조건 보수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서는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올해 3분기 해외주식 수탁수수료수익은 284억원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국내 시장에만 한정됐던 수익원을 해외시장으로 넓힌 것은 물론 유럽 등 여타국으로 확대하면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에 중심을 두고 안정적이면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브로커리지, IB에서도 고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