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X·배당확대…크레딧 위협받는 기업들
행동주의는 채권투자자 입장에서 불편하다. 과도한 주주환원은 기업 신용도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그간 국내에서 행동주의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사례는 없다. 이는 행동주의가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며 그 균형점을 찾아 나설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4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 KT&G, 현대엘리베이터, HL홀딩스, 아세아시멘트 등이 행동주의 펀드들의 표적이 된 기업들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제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국민연금 등 주요주주들의 표심을 움직인다면 판도는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2023년 기준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안건 중 승인된 건은 약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낮은 승인률은 행동주의가 제안한 안건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지배구조가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빅데이터 인공지능(AI) 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행동주의’ 키워드는 다양한 긍부정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해당 내용을 보면 행동주의 등장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이에 대해 ‘시세조종’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한다. 또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기관투자자들의 반대 의사표시가 기업이 가진 문제 개선을 위한 시발점이기도 하지만 그 ‘문제’ 자체가 신용도를 낮추기도 한다. 실제로 딥서치 감성분석을 보면 행동주의가 본격 활동을 펼친 이후 부정적 경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크레딧 측면에서 보면 일부 이해가 된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크게 주식 발행과 채권 발행으로 나뉜다.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하면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배당,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는 이자를 통해 투자에 대한 대가를 얻는다.
여기서 이자와 배당은 일종의 경쟁 관계다. 이자가 과도하게 지급되면 순이익이 감소하고 배당이 줄어드는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반대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과도하게 늘리면 기업은 투자나 이자지급 등에 대한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채권자 입장에선 기업의 성장보다는 경영 안정을 원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산업 구조 특성상 자본적지출(CAPEX) 비중이 크고 그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채권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늘어나는 투자 규모, 주주환원 강화 등은 재무 리스크를 부각시켜 채권자들이 기업에 더 많은 이자지급을 요구하게 된다. 이는 다시 주주환원 재원을 축소시키는 등 주주와 채권자 사이 불편한 관계를 반복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주주환원 정책은 실적과 연동해 재무적 유연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금유출입과 CAPEX 등을 감안한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반으로 재무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FCF가 지난 2022년 이후 적자로 전환된 만큼 주주환원 정책도 탄력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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