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일본 중앙은행(BOJ)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단기금리 0~0.01%로 인상)했다. 10년 국채 수익률 목표치를 폐기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2년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강력한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었던 ‘원달러 환율 1200원’ 선을 돌파한 이후 같은 해 말에는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간 엔화가 줄곧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고 원화 또한 약세 기조가 고착화됐다.
이번 BOJ 정책 피봇은 기존 완화에서 긴축으로 선회한 것이 아닌 정상화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내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만한 유인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BOJ 통화정책 발표 후 엔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 가까이 상승(달러 강세, 엔화 약세)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하는 BOJ의 본격적인 긴축정책이 나타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시장의 시선은 BOJ가 긴축으로 전환할 만한 요인으로 모아지고 있다. 임금 인상에 적극적인 일본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은 인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오는 4월 일본 중소기업을 포함한 임단협 결과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다면 추가 정책 전환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엔달러 환율이 150엔 수준을 크게 상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수입물가 상승이 가팔라질 수 있고 일본 가계 소비활동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 시장 개입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 시장에 대한 접근도 더딘 엔화 가치 상승 혹은 점진적인 엔달러 환율 하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글로벌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주들은 여전히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 및 엔달러 환율 하락 시에는 리테일과 금융 등 내수 업종도 주목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주주환원 등에 적극적인 기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엔저 현상은 달갑지 않다”며 “이전과 달리 환율이 한일간 수출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800원대 원엔 환율은 달갑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저가 일본 증시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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