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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조’ 반도체, 중동 불안 장기화 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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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조’ 반도체, 중동 불안 장기화 시 타격 불가피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해상 운임 상승 등 곳곳 암초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면 코스피 지수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코스피 지수도 같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원화에 대한 상대적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다고 볼 수 있다. 사진=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면 코스피 지수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코스피 지수도 같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원화에 대한 상대적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다고 볼 수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국내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도 이전 수준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에 이어 중동 불안 우려가 확대되면서 원화 약세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돼도 수급적으로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중동 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발표한 ‘2024년 3월 ICT(정보통신사업)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188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반도체 부문 수출액은 116억9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33.9% 늘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및 IT기기 수요 회복 등으로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수출 확대에도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다소 주춤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불안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증시가 추세적 상승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원화 강세가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하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문제가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컨센서스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10만1600원으로 직전 9만7680원 대비 4% 상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도 기존 17만2750원에서 20만7400원으로 올랐다.

실적 컨센서스도 빠르게 상향 조정 중이다. 비교적 실적 상향 폭이 작았던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현재 37조1523억원으로 1년 전(36조8760억원) 컨센서스를 뛰어넘은 상황이다.

시장 상황이 불안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실적 개선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또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실적이 받쳐준다면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
실제로 과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확대되고 그 분위기가 정점에 달했을 때, 시장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상장사 중 시가총액 1, 2위를 기록하고 있어 대내외 불안 요인이 해소될 때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불안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에는 미국과 중국 등 다수 이해관계자가 포함돼 있다. 미국은 일부 중동 국가에 반도체 수출 통제 및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 등 국제 운송 등에서 중요한 요충지인 탓에 해상 운임 상승과 물류 차질 등을 야기할 수 있다. 한동안 반도체 관련주들은 이러한 상황을 탐색해 가는 국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민간이 아닌 군사시설만을 표적으로 삼았고, '보복 공격 종료'를 언급했다"며 "당장 전면전 가능성은 낮은 것이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 확대 등으로 반도체 수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2% 내린 2670.4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0.94% 하락한 852.42로 집계됐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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