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증권사 부익부·빈익빈 우려…불안한 중소형사

공유
0

증권사 부익부·빈익빈 우려…불안한 중소형사

1분기 브로커리지 중심 실적 개선
‘신용기반’ ETN, 재무건전성 따라 승패 갈릴 듯

증권사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사진)은 대형증권사들은 중심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 홍콩ELS 사태,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중소형사들의 먹거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사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사진)은 대형증권사들은 중심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 홍콩ELS 사태,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중소형사들의 먹거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홍콩 ELS 사태, 부동산 PF 등으로 증권사 영업환경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브로커리지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점유율 측면 불리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한 동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 중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실적 개선을 논하기 이르지만 작년 4분기에 비하면 대폭 나아진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1분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국내 주식시장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전반 수수료수익이 증가했다.

KB증권의 올해 1분기 수탁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1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대비로는 42.7% 급증한 수치다.

올해 1분기 IB수수료는 8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5%, 작년 4분기 대비로는 6.3% 각각 증가해 IB명가 다운 면모를 보였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 소폭 감소한 2515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도 올해 1분기 수탁수수료는 1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KB증권과 함께 IB부문 ‘명가’로 불리는 만큼 IB부분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110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전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각각 흑자전환하면서 선방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6% 감소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191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기매매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39.1% 급감(1159억원)했다.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높은 브로커리지, IB 시장점유율 그리고 자본완충력을 갖고 있다. 여전히 해외부동산과 국내 PF 리스크 등이 남아있지만 중소형사 대비 모든 부문에서 수익과 재무안정성을 갖고 있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3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축소됐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 강자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관련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실적을 방어했다.

문제는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는 물론 IB부문에서도 소규모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위기 방어 능력이 약하다.

자기매매(PI) 또는 메자닌과 같은 틈새 시장을 노리거나 IB 부문에서 인수단으로만 참여하는 등 수익 개선 여력이 크지 않다.

홍콩 증시 부진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위축된 점도 문제다. 최근 증권사들은 ELS보다는 ETN(상장지수증권)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ETN은 자산운용사가 담당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증권사 신용을 베이스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ETN은 발행사(증권사) 재무건전성이 중요한 만큼 중소형 증권사들이 설자리는 더욱 좁아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주 등의 지원이 가능한 증권사는 재무건전성 악화가 제한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증권사들은 다소 불안한 상황”이라며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한 만큼 재원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