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개편 발표 전날인 10일 기준 두산그룹 전체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은 30조3349억 원이다. 2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5조7534억 원이다.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는데, 같은기간 두산은 30.02%, 두산밥캣은 16.67% 하락했으며,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도 두자리 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이전하면서 밥캣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사업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5일 합병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를 냈다. 개편안에 따르면 두산밥캣 1주당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주식은 0.63주다.
적자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두산밥캣의 자본거래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거의 동등하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395억원, 매출 2조 2366억원으로 두산그룹의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지목된다. 심지어 지난해 연 매출액 10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낸 바 있다.
이와 반대로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30억원에 불과하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구조개편의 배경, 주주가치 결정 내용,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보완하라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금감원의 정정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이미 정한 합병비율을 변경하지 못하기에 두산그룹은 정정신고서에 기존에 언급한 구조개편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 주주가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의 입장은 이번 합병은 밥캣, 두산로보틱스, 두산에너빌리트 3사는 물론이고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합병비율에 대해서도 주주가치를 손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 측 관계자는 "밥캣은 상당히 좋은 실적이 나고 있는 회사지만 '손자회사'로서 갖는 한계가 있었다"라면서 "이번 합병을 통해 밥캣은 M&A가 가능한 기업이 되면서 최근 추세인 로봇기업이나 AI기업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장비 및 농경 장비도 AI와 자율주행 요구가 많다"라면서 "세계 최대 장비 기업인 캐터필터나 존디어 같은 기업들도 로봇 기업, 클라우드플랫폼 기업들을 인수해 자율주행트랙터 개발과 클라우드기반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두산밥캣에 대해 '업황이 둔화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여파로 투자자 신뢰까지 저하됐다'며 목표주가를 21.87% 하향한 5만원으로 제시했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트레이딩 바이(단기 매수)'로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수요 둔화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고,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가치를 희석시켰다고 분석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인턴기자 0328syu@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