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분할합병 역시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언급한 '10% 할증 노력 부족'은 두산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지적이기 때문이다.
SK E&S 1주에 SK이노베이션 1.19주를 배정하는 합병비율을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5529만9186주에 달하는 대규모 신주가 발행되는데, 이 같은 합병비율은 결국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훼손한다고 본 것이다.
두산그룹도 사업구조 개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공정 합병비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역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사 간 합병과 주식교환 등은 시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정하지만, 계열사 간 거래인 경우에는 10% 이내 범위에서 할인 또는 할증이 가능하다.
만약 저평가인 밥캣의 합병가액을 10% 할증하고 고평가인 로보틱스는 10% 할인한다면, 교환비율은 0.63에서 0.77로 올라간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두산은 현행 자본시장법을 따라 시장주가에 의해 합병비율을 계산했다고 하지만, 계열사 간 합병시 10% 범위 내에서 증감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이러한 합병비율에 대한 이사회의 충분한 설명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두산그룹 합병에도 반대표를 던질지에 대해선 "밥캣에는 불리하지만 로보틱스에는 유리한 자본거래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로보틱스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25일 두산 3사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도 단체 움직임에 나섰다.
주주총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을, 두산밥캣 주주들은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소수주주 지분은 에너빌리티 63.61%, 밥캣 34.24%다.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6.94%, 두산밥캣 지분 6.49%를 소유하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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