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올 싱스 XRP", SEC의 XRP 소송 맹비난
가격 하락 넘어 기관 이탈, 투자 심리 위축 등 '보이지 않는 피해' 강조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도 무관심이 더 큰 문제" 낙관론도 제시
암호화폐 리플(XRP)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정 공방에서 부분적인 승리를 거두고, 다수의 현물 ETF 신청과 주요 사업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암호화폐 전문가가 SEC의 소송이 XRP에 입힌 피해 규모가 단순히 가격 차트에 나타난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가격 하락 넘어 기관 이탈, 투자 심리 위축 등 '보이지 않는 피해' 강조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도 무관심이 더 큰 문제" 낙관론도 제시
5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지크립토에 따르면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인 올 싱스 XRP(All Things XRP)는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SEC가 XRP의 발목을 잡는 것을 넘어 수년간의 성장을 훔쳤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다른 주요 암호화폐 자산들이 강세장을 누리는 동안 XRP는 SEC 소송이라는 족쇄에 묶여 제대로 된 상승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에는 2020년 12월 SEC가 리플랩스를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제기한 소송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XRP 가격은 소송 직후 며칠 만에 0.65달러에서 0.17달러로 무려 73%나 폭락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주요 미국 거래소들이 XRP를 상장 폐지하면서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이 사실상 차단되고 거래량마저 급감하는 악재가 겹쳤다.
"소송의 여파는 단순한 가격 하락에 그치지 않았다"고 전문가는 강조했다. 그는 "SEC는 XRP를 '유해한' 자산으로 낙인찍었고, 이는 은행들의 거래 중단,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 그리고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로 이어졌다. 법원에서 일부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지난 3년간 XRP가 규제의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동안 XRP는 0.30달러에서 0.50달러 사이를 맴돌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전문가는 "소송 자체가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과 기관의 신뢰를 갉아먹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개인 투자자들의 뒤늦은 매수(FOMO)조차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미국 구매자들이 배제된 상황에서 전반적인 가격 억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희망의 빛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3년 7월,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가 거래소를 통한 개인 투자자에 대한 XRP 판매는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잠시나마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 판결 직후 XRP 가격은 하루 만에 0.84달러까지 두 배 가까이 폭등했지만, SEC의 항소 결정으로 인해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결국 2025년 3월, SEC가 마침내 소송을 기각하는 결정이 내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상승하는 추세 속에서도 XRP는 눈에 띄는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며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SEC 소송이 XRP의 평판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는 XRP가 겪은 진정한 비용은 단순히 법정 소송 비용뿐만 아니라 "놓친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플이 블록체인 기반 국제 결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년간의 법정 공방으로 인해 경쟁사들이 앞서나가는 동안 발목이 잡혔다고 안타까워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전문가가 현재 XRP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가 더 이상 SEC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XRP의 가장 큰 문제는 SEC가 아니라 시장의 무관심"이라고 단언하며 역설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다수의 ETF 신청, 곧 출시될 예정인 RLUSD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기관 투자자들의 새로운 관심이 XRP가 다가오는 강세장에서 다른 암호화폐 자산들과 함께 상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특히 오랜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현재 상황은 XRP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XRP가 과거의 그림자를 떨쳐내고 다시 한번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