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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양자 컴퓨팅의 비트코인 암호 알고리즘 해독 위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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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양자 컴퓨팅의 비트코인 암호 알고리즘 해독 위협 경고

최근 급등 후 급락한 비트코인, 블랙록의 '재앙 시나리오'에 불안감 증폭
양자 컴퓨터 발전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잠재적 파괴력 우려 확산
금융 대기업의 경고에도 블록체인 업계의 안일한 대응 비판 고조
최근 10만5000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주저앉으며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재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10만5000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주저앉으며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재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
최근 10만5000달러를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시장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이는 미국 달러화의 약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타난 급격한 변동으로,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가격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자사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위험요소 목록에 '양자 컴퓨팅' 기술의 잠재적 위협을 추가하면서 '재앙'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블랙록, 양자 컴퓨팅 기술의 암호 알고리즘 무력화 가능성 경고


15일(현지 시각)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개정된 비트코인 펀드 관련 규제 문서에서 "양자 컴퓨팅 기술이 발전한다면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에 사용되는 암호화 알고리즘을 포함해 전 세계 정보기술 인프라에서 사용되는 많은 암호화 알고리즘의 실행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약 10조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은 지난해 월가의 오랜 염원이었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주도했으며, 올해 1월 여러 펀드가 시장에 데뷔했다. 특히 블랙록의 IBIT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록적인 속도로 성장하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기여해 왔다. 현재 이 펀드는 발행 예정인 2100만 개의 비트코인 중 약 3%에 해당하는 6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블랙록의 네트워크 통제력 강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ETF 분석가 제임스 세이퍼트는 블랙록의 이러한 경고가 "완전히 표준적인 것"이라면서 "상장 상품이나 투자 대상인 기초 자산에 대해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항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등 기술기업의 양자 컴퓨팅 발전, 암호화폐 위협 현실화 우려


그러나 최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비롯한 거대 기술기업들이 양자 컴퓨팅 연구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자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에 대한 양자 컴퓨팅의 위협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분산형 포스트 양자 인프라 블록체인 기업인 나오리스 프로토콜의 데이비드 카발루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어떤 블록체인도 양자 공격이 가능해질 경우 이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이는 2030년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업계, 양자 컴퓨팅 위험 인지…블록체인 업계의 안일한 대응 비판


블랙록을 비롯한 금융 대기업들은 이미 양자 컴퓨팅의 잠재적 위험을 인지하고 경고하고 있지만, 정작 블록체인 업계는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기업이나 정부가 완전한 기능을 갖춘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게 된다면,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암호화를 무력화해 네트워크를 파괴적인 해킹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물론 이러한 취약점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지난 2월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인 테더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통해 해커들이 비활성 비트코인 지갑을 해킹해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코인들을 훔쳐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비트코인의 익명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의 지갑에 있는 비트코인까지 포함하는 시나리오다.

아르도이노 CEO는 당시 X(옛 트위터)를 통해 "사토시(생존 여부 불확실)를 포함해 분실된 지갑에 있는 모든 비트코인이 해킹돼 다시 유통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양자 저항 주소" 개발을 촉구하는 동시에 "양자 컴퓨팅이 비트코인 암호화를 깨뜨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위험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의 이번 경고는 다가올 수 있는 '양자 재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암호화폐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