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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해외주식 보관액 2000억 달러 돌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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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해외주식 보관액 2000억 달러 돌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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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성용 기자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액이 1963억 달러(약 273조 원)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00억 달러까지 약 37억 달러를 남겨두고 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해외주식 보관잔액은 1963억 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 비중이 약 68%로 절대 우위를 보였고, 상위 50위 종목 중 49개가 미국 주식이었다. 일본의 코나미홀딩스가 유일하게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미국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외주식 보관액은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다. 1월 말 1621억 달러에서 3월 말 1479억 달러로 잠시 주춤했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4월 1538억 달러, 5월 1763억 달러, 6월 1844억 달러로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7월 말에는 1909억 달러로 1900억 달러 선을 넘었고, 9월 초 현재 1963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불과 8개월 만에 약 342억 달러(약 48조 원)가 불어나며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간 셈이다.

서학개미의 테슬라 사랑은 여전했다 테슬라는 211억5523만 달러로 전체 보관액의 약 10%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148억6538만 달러로 2위를 기록하며 테슬라와 함께 서학개미 '투톱'으로 자리잡았다.
이어 팔란티어(53억8392만 달러), 애플(44억692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4억9061만 달러), 알파벳 A(33억844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으며, 인베스코 QQQ ETF(29억7776만 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29억1188만 달러), IonQ(26억4822만 달러),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 등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위 10개 종목만 합쳐도 전체 보관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 사이클 본격화와 전기차·자율주행 기대, 빅테크 실적 안정성과 자사주 매입 확대가 서학 자금의 '미국 복귀'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고금리·강달러 환경에서 달러 자산 선호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직접주식과 ETF를 병행하는 이중 전략이 두드러지면서 빅테크 중심의 쏠림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을 갖춘 장기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테슬라 단일 종목과 레버리지 ETF 비중이 높은 것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손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일간 복리 구조 탓에 장기 보유 시 기대성과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외 지역 종목이 사실상 사라진 점도 리스크 분산이 미흡하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33.57%(805.63포인트) 상승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총 9조7704억 원치 팔아치웠다. 또 8월에는 외국인·개인·기관 3대 수급 주체가 모두 순매도에 나서는 보기 드문 상황까지 벌어지며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10조139억 원치 사들이며 증시를 떠받쳤지만 8월에는 다시 1조 6175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인들은 5월부터 4개월째 순매도를 이어오며 지난달에는 카카오(8523억 원)·현대차(2976억 원)·HD한국조선해양(2128억 원) 순으로 대거 처분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실적 발표 시즌에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기업들이 기대보다 양호한 성적을 내놓았고 미국·유럽·일본 정부가 친기업적이고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대형 기업들의 실적 개선 폭이 타 국가 대비 훨씬 큰 미국 시장을 최선호 지역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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