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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외국인 연일 순매수 '행진'…SK그룹, 9월 시총 증가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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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외국인 연일 순매수 '행진'…SK그룹, 9월 시총 증가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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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성용 기자
SK하이닉스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9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9월 들어 SK그룹이 시가총액 상위 그룹사 중 성장률 1위로 우뚝 올라섰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차세대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지난 12일 밝히면서 투자 열기가 더욱 달아올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까지 3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3395.54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 같은 흐름이 국내 투자 심리에 직결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4조6597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기관 역시 2조778억 원어치를 담았으나, 개인은 홀로 7조3653억 원을 순매도해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개인이 차익을 실현하는 전형적인 강세장 수급 패턴"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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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성용 기자

이 같은 외국인 자금의 '빅바잉'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2조2675억 원으로 단일 종목 중 최대였다. 주가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달 들어서만 22.1% 급등했다. 이는 외국인 매수 상위 10종목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이 덕분에 SK그룹의 시가총액은 불과 약 2주 사이 56조6107억 원 불어나 341조 원을 넘어섰다. 증가율(19.9%)과 증가폭 모두 삼성그룹(7.5%, 48조4633억 원)을 제치며 '9월 최대 수혜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가 외국인 순매수 1조3346억 원, 주가 상승률 8.2%를 기록했음에도 그룹 전체 성장세는 SK에 미치지 못했다.

다른 대형 그룹사들의 시총 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LG는 1.4%, 현대차는 2.0%에 그쳤고, HD현대(3.8%), 한화(7.0%)가 일부 방산주 강세에 힘입어 반등했지만 전체 지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3563억 원·13.3%), 현대로템(2524억 원·11.9%), 카카오(1980억 원·4.8%) 등이 포함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방산 등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날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향상된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갖춘 HBM4가 폭증하는 AI 연산 수요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을 동시에 해결하는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주요 고객사의 인증 절차를 거쳐 본격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은 AI 칩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하이닉스가 HBM4를 가장 먼저 양산 체제로 올린 만큼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과 AI 수요 확대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외국인의 집중 매수는 HB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삼성과 하이닉스 간 기술 격차뿐 아니라 그룹 시총 판도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연이은 기술 성과와 외국인 러브콜이 맞물리면서 "SK그룹이 삼성과의 시총 격차를 좁히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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