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코스닥 시장의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상반기와 하반기 초반까지만 해도 30% 초반에 머물렀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32.02%, 31.31%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10월 역시 32.94%에 그쳤다. 거래대금 자체는 20조원대를 유지했지만, 시장 내 존재감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11월 들어 코스닥 비중은 35.22%로 반등했고, 12월에는 44.21%까지 높아졌다. 연중 저점과 비교하면 12%포인트 이상 회복한 수치다. 이는 단순한 월말 효과나 기술적 반등으로 치부하기에는 변화의 폭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정부가 지난 19일 코스닥 활성화 종합 정책을 발표한 직후 코스닥 지수는 900선을 돌파하며 강한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 거래비중 반등이 정책 모멘텀과 맞물리면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번 코스닥 거래비중 반등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2023년 코스닥 비중 확대가 개인투자자 중심의 테마주·이벤트성 매매에 따른 과열 양상이었다면, 2025년 말의 변화는 정책과 제도 기대를 배경으로 한 '구조적 신호'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19일 발표한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통해 △코스닥본부의 독립성·자율성 강화 △상장 및 폐지 구조 재설계 △기관투자자 진입 여건 개선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상장폐지 제도 정비와 기관 참여 확대가 핵심으로 꼽힌다.
정부는 연내 인공지능(AI), 에너지저장장치(ESS), 우주산업 등 3대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을 도입하고, 분야별 전문 인력과 자문단을 구성해 심사체계를 정교화할 방침이다. 반면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퇴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상장폐지 심사를 강화한다.
투자 유입의 관건은 '기관 자금'이다. 정부는 연기금이 코스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평가 기준을 개선하고, 기준수익률에 코스닥지수를 일정 비율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코스닥 벤처펀드 세제 혜택 한도(현행 3000만원) 상향, 비상장 기업 전용 상장 투자회사(BDC) 세제 혜택,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 상향(25%→30%) 등도 검토 중이다.
2025년 증시 전반이 대형주·ETF 중심의 '운용의 시장'이었다는 점도 코스닥 비중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 주도주의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평가지표)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자금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코스닥 상위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연기금에서 활용할 코스닥 지수(KOSDAQ150 벤치마크 활용)로의 유입 자금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벤치마크 내 비중이 높은 기업과 지수 편입 가능성이 있는 기업, 그리고 연기금이 투자할 수 있는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뒷받침된 코스닥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면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AI와 ESS, 우주 산업 관련 코스닥 기업들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전면적인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라기보다는 선별적 접근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코스닥 거래비중 회복은 2023년식 테마 장세의 재현이라기보다는 정책과 수급 변화가 맞물린 초기 신호로 봐야 한다"며 "기관 자금은 시가총액 상위와 정책 수혜 가능 종목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바이오 중심 수혜주 주목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바이오가 우선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생산능력(CAPEX) 확대는 코스닥 IT업종 실적 개선을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기준 반도체 업종 내 평균 수익률을 상회한 종목 비중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과 연기금의 코스닥 반도체 보유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추가 유입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 섹터도 구조적 수혜가 기대된다. 실제로 코스닥 상위 시가총액 10개 기업 중 7개가 바이오텍으로, 정책 효과가 직간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나정환 연구원은 "미국 헬스케어 정책 수혜, 글로벌 빅파마의 차세대 R&D 집중 분야, 개별 기업의 모멘텀 등이 주요 투자 포인트"라며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디앤디파마텍, 알지노믹스 등은 개별 모멘텀이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섹터 구성이 과거 바이오 중심에서 AI·ESS·우주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비교군 재편을 통해 전반적인 투자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통상 1~2월에 강세를 보이는 계절성,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 모멘텀 등을 바탕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시장의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며 "로봇, 바이오와 같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으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말로 갈수록 코스닥의 존재감이 다시 커지고 있지만, 이를 곧바로 본격적인 코스닥 랠리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2025년 증시가 대형주 중심의 일방향 장세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코스닥이 남긴 거래비중 반등은 2026년 시장을 가늠할 하나의 단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뉴욕증시] 3대 지수↓...산타랠리 '숨고르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270&h=173&m=1&simg=2025122705594801330be84d8767411822112019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