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전쟁 소식에 코스닥 -14.0% 급락
거래소 ‘상폐 집중관리단’ 가동에 불안감 증폭
거래소 ‘상폐 집중관리단’ 가동에 불안감 증폭
이미지 확대보기대한민국 개인 투자자들의 주무대인 코스닥 시장이 4일, 지수 산출 이래 가장 잔인한 하루를 보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면전 발발이라는 유례없는 대외 악재는 장 초반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완전히 얼어붙게 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00%(159.26포인트) 급락한 978.44에 마감하며, 2020년 팬데믹 당시(-11.71%)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지수만 빠진 것이 아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약 1조 2000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평상시 개인들이 하락장에서 ‘저점 매수’로 대응하던 패턴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감당할 수 없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자, 손실을 확정 짓더라도 시장을 떠나겠다는 ‘패닉 셀링(Panic Selling)’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날 개인들의 투매는 단순히 자발적인 매도에 그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장 초반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지수가 수직 낙하하자, 신용융자를 통해 주식을 매수한 개인들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가 담보 부족을 이유로 강제 청산에 나서기 전, 개인들이 직접 ‘투매’에 가담하면서 지수 하락폭은 더욱 가팔라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개인 비중이 높은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는 18.41% 폭락했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16.99% 하락했다. 바이오 섹터인 에이비엘바이오(-17.17%), 알테오젠(-13.32%) 등도 개인들의 손절 물량이 쏟아지며 지수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 투자자는 커뮤니티를 통해 “전쟁 소식에 한번 놀라고, 계좌 숫자에 두 번 놀라 결국 전량 매도 버튼을 눌렀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거래소의 ‘상폐 예고장’, 투매의 기폭제 됐나?
개인들의 불안을 확신으로 바꾼 것은 한국거래소의 발표였다. 시장이 아비규환인 상황에서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폐지 집중관리단’ 가동을 선언했다.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보도자료는, 폭락장에서 종목 선별 능력이 부족한 개인들에게 “내 종목도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심을 심어줬다.
특히 7월부터 불성실 공시 요건이 강화되고 반기 말 완전자본잠식이 실질심사 사유에 추가된다는 소식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코스닥 중소형주들을 보유한 개인들에게 ‘묻지마 매도’의 명분을 제공했다. 거래소는 2021년 이후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172개사 중 52개사가 이미 퇴출됐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이는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세력에게는 호재가 됐고, 고립된 개인들에게는 퇴로 없는 절벽이 됐다.
이날 1.2조 원 투매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2169억 원을 순매수하며 ‘줍줍’에 나선 것과 대조적으로, 정보와 자금력에서 밀리는 개인들은 가장 낮은 가격에 주식을 던졌다. 전문가들은 내일 오전이 더 큰 고비라고 입을 모은다. 오늘 지수 폭락으로 인해 담보 비율을 맞추지 못한 계좌들이 내일 개장과 동시에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마비를 초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오늘 개인들의 1.2조 투매는 단순한 심리적 위축을 넘어 담보부족에 따른 강제청산 위험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거래소가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가동한 시점이 절묘하게 겹치면서 시장의 질서 있는 퇴각이 불가능해졌다. 우량주와 부실주 구분 없이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무차별적 패닉' 상태 였다"고 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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