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제쳐두고 데이터센터 필수 '숨은 강자'로 자금 대이동
수주 잔고 폭발한 버티브·오라클과 손잡은 블룸 에너지 급부상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존…수익성·안정성 면선 버티브가 비교우위
수주 잔고 폭발한 버티브·오라클과 손잡은 블룸 에너지 급부상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존…수익성·안정성 면선 버티브가 비교우위
이미지 확대보기반도체 칩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제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없어서는 안 될 전력 및 냉각 시스템 공급업체 등 이른바 '덜 화려하지만 실속 있는' 인프라 기업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논리는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거대한 첨단 AI 클러스터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며, 수천 개의 프로세서가 내뿜는 가공할 만한 열기를 식혀줄 냉각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수요는 반도체 제조사를 넘어 인프라 장비 업체들로 집중되고 있다.
이 중심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기업이 바로 버티브 홀딩스(Vertiv Holdings, 이하 버티브)와 블룸 에너지다.
1. '전력·냉각의 핵심' 버티브, 수주 잔고만 150억 달러 달해
버티브(VRT)는 데이터센터 내부의 혈맥 역할을 하는 전력 분배 및 백업 시스템을 비롯해, 고밀도 AI 랙의 과열을 방지하는 차세대 액체 냉각 시스템을 공급하는 글로벌 강자다.
최근 실적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26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북미 지역의 데이터센터 부문 호조에 힘입어 미주 매출은 무려 44%나 급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83% 폭증한 1.17달러를 기록했고, 조정 영업이익률 역시 21% 수준으로 확대됐다.
향후 전망도 밝다. 버티브의 수주 잔고는 1년 반 치 매출에 맞먹는 150억 달러로,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약 137억 5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과열된 주가는 리스크 요인이다. 현재 주가는 약 319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97% 가까이 급등했다. 포워드 주가수익비율(예상 PER)이 약 50배에 달해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으며, AI 투자 심리가 둔화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 '전력망 부족 해결사' 블룸 에너지, 오라클 등 거물들과 손잡아
블룸 에너지(BE)는 전력 부족으로 고전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가진다. 이들이 제조하는 연료전지는 현장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노후화된 전력망 연결을 위해 수년간 대기해야 하는 AI 캠퍼스 개발자들에게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블룸 에너지 역시 경이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7억 51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전년도 손실에서 7100만 달러의 흑자로 돌아서며 영업현금흐름도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초대형 계약이 성장 동력을 뒷받침한다. 블룸 에너지는 최근 오라클과 최대 2.8기가와트(GW) 규모의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확대했으며, 브룩필드 자산운용과도 250억 달러 규모의 AI 중심 전력 금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경영진은 연간 매출 전망치를 최대 38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그러나 투자 관점에서는 버티브보다 훨씬 투기적인 성향이 짙다. 주가는 올해 180% 이상, 지난 12개월간 800% 넘게 폭등하며 현재 245달러 선에 거래 중이다. 예상 수익의 100배가 넘는 주가 배수는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선반영되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프라 전환은 필연적 흐름…안정성은 버티브가 우위"
반도체 칩에서 전력 및 냉각 인프라로 이어지는 AI 시장의 순환매 자체는 매우 타당하고 내구성이 강한 물리적 요구 사항이다. 반도체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경쟁자가 적다고 해서 주가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다. 두 종목 모두 수년 뒤의 성장 가치까지 대거 당겨 쓴 상태여서 투자자들이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두 기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탄탄한 수익성과 든든한 수주 잔고, 그리고 다변화된 고객 기반을 갖춘 버티브가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주도주들의 고밸류에이션 리스크에 대해서는 상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