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실적 호조에 주주환원 확대 주문
“무조건적 확대 땐 자본 여력 위축” 우려도
“무조건적 확대 땐 자본 여력 위축” 우려도
이미지 확대보기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주주환원 확대를 주문하면서 업계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주주환원의 당위성에서는 공감하지만, 일률적 배당 확대가 가져올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 원장은 23개 증권사 CEO와 간담회에서 “최근 증권업계에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이 일부 있었지만 여전히 시장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것 같다”며 배당 등 주주환원에서 일반 기업의 기준점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가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둔 반면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봤다는 점도 언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현금배당성향은 미래에셋증권 11.1%, 키움증권 27.1%, 삼성증권 35.5%, NH투자증권 47.3%, 대신증권 51.0%로 회사별 편차가 컸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 흐름 속에서 키움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계획을 이행했고, 대신증권은 2027년 상반기까지 6개 분기에 걸쳐 1535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신영증권도 보유 자사주 842만주 가운데 526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자금을 투입하면 그만큼 자기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기업금융, 투자은행(IB), 모험자본 공급, 시장조성 등 자본시장 기능을 수행한다. 이익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으로 지나치게 돌릴 경우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본이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증권사에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면서 동시에 주주환원도 크게 확대하도록 요구할 경우 자본 배분의 우선순위를 놓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거래대금과 시장 상황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큰 만큼 호황기에 환원을 크게 늘렸다가 업황이 악화되면 자본 확충에 나서는 방식은 오히려 자본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당장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기저효과 및 하반기 거래대금 급감이 가져올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LS증권은 3분기(7월 1일~9월 22일) 일평균 거래대금이 2분기보다 43% 줄었고, 금리 상승으로 채권·트레이딩 손익도 부진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증권도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실적의 '상고하저'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