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한 수수료 소각·유연한 준비금 한계…공급 축소 통한 시세 부양 효과 '글쎄'
기관들, 변동성 큰 XRP 대신 'RLUSD' 직결 채택…내부 카니발라이제이션 가속
단순 '네트워크 연료' 전락 위기…생태계 확장에도 투자자 수익 직결 불투명
기관들, 변동성 큰 XRP 대신 'RLUSD' 직결 채택…내부 카니발라이제이션 가속
단순 '네트워크 연료' 전락 위기…생태계 확장에도 투자자 수익 직결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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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슈워츠 리플 명예 CTO는 "XRP 레저가 성공하면 자체 자산인 XRP 수요와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 그러나 네트워크 수수료 소각과 계정 준비금은 극히 적게 유지되도록 설계돼 있어 실질적인 가격 견인력은 제한적이다.
○ 브릿지 통화로서의 수요 역시 기관들이 리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RLUSD)을 직접 채택하면서 XRP가 단순 수수료용 연료로 전락할 위험이 커졌다.
"XRP 가치 저평가된 성공은 없다"…설계자의 자신감
리플(Ripple)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명예직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슈워츠가 XRP 레저(XRPL)의 성장과 자체 코인 XRP의 가치 상승이 직결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25일(현지시각) 투자 전문매체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XRPL의 핵심 설계자이기도 한 슈워츠는 지난 23일 "XRP 레저가 금융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도 XRP의 수요와 가치가 낮게 유지되는 세상은 매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그는 XRP가 레저 내에서 특정 발행기관의 신용 위험이나 파산·동결 리스크가 없는 유일한 '무(無)거래상대방 자산'이라는 점을 핵심 강점으로 내세웠다.
비트코인(BTC) 등 타 자산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더라도 다양한 래핑 토큰(다른 블록체인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포장(Wrap)’해서 발행한 대체 토큰) 간의 중개 역할을 XRP가 수행하면서 본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발언 당일 XRP 가격은 개장가(1.31달러) 밑으로 떨어져 1.29달러에 마감하는 등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미미한 수수료 소각과 유연한 준비금…가격 부양 한계
업계 전문가들은 슈워츠의 발언이 XRPL의 실제 작동 구조와 상충하는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첫째, 거래 수수료 소각(Fee Burn)을 통한 공급량 감소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 XRPL의 표준 거래 수수료는 1XRP의 극히 일부분 수준으로 고정돼 있어 1달러를 송금하든 수억 달러 규모의 펀드 지분을 전송하든 소각되는 XRP 양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
둘째, 계정 개설과 트러스트라인 유지에 필요한 최소 잔액(준비금) 락업 효과도 제한적이다. 네트워크가 활성화될수록 묶이는 XRP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XRPL 검증자들은 시스템 확장성과 진입 장벽 완화를 위해 준비금 기준을 지속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 XRP 가치가 오를수록 요구 준비금을 낮추는 구조 탓에 영구적인 잠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브릿지 통화의 유동성 정체…'RLUSD'와의 내부 경쟁 격화
XRP 수요 창출의 가장 큰 기둥으로 꼽히는 '브릿지(Bridge) 통화' 역할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거래자들은 자산 간 교환 과정에서 XRP를 단 몇 초간 일시 보유할 뿐이므로 단순 거래량 급증이 구조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수요는 시장 조성자(AMM)의 유동성 풀에 머무는 물량에서 나오는데, 이는 거래 쌍의 빈도에 절대적으로 종속된다.
더 큰 문제는 리플사가 자체 발행한 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의 급부상이다. 전통 금융기관들이 회계 처리와 가치 안정성을 이유로 RLUSD를 선호하면서 XRP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리플은 DBS은행 및 프랭클린 템플턴과 제휴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sgBENJI)를 RLUSD와 직접 페어링(두 자산을 1:1로 직접 맞교환할 수 있는 거래 시장)하는 구조를 확립했다. 암호화폐 거래 인프라 기업 옐로우(Yellow) 역시 주문장과 AMM 내에서 RLUSD의 유동성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기관 거래가 RLUSD를 중심으로 재편될수록 XRP는 네트워크 구동을 위한 단순 '수수료 지불용 연료'에 머물 위험이 커졌다.
"생태계 번영이 보유자 수익 보장 못 해"
슈워츠의 분석은 이론적인 유동성 메커니즘을 강조했으나, 실제 소각률의 절대치 부족과 RLUSD와의 내부 경쟁 구도를 간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네트워크 수수료와 준비금은 태생적으로 적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반면, 주력 결제 수단 자리는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잠식해 나가는 형국이다. 결과적으로 XRP 레저의 금융 인프라 도입이 가속화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XRP 토큰 투자자의 실질적인 수익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