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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저축은행 품다①] 전통 금융에 '디지털 DNA' 이식… '한국판 소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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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저축은행 품다①] 전통 금융에 '디지털 DNA' 이식… '한국판 소파이' 나온다

美 핀테크 소파이, ‘은행 파괴자’ 별명…수수료 전면 폐지 파격
전 과정이 ‘비대면 디지털’…지코·소파이·렌딩클럽 등 대표적

핀테크 업체가 기존 전통적 방식의 은행을 인수하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레볼루트이미지 확대보기
핀테크 업체가 기존 전통적 방식의 은행을 인수하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레볼루트
혁신 성장을 추구하는 핀테크가 단순 여·수신 사업을 추구했던 전통 2금융산업을 집어삼킬 태세다. 핀테크 기업들이 매물로 거론되는 애큐온·한화·HB·조은 등의 인수에 나서는 것은 전통 금융에 ‘디지털 DNA’를 심어 새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미국 핀테크 기업 ‘소파이(SOFI)’가 지방은행 등을 인수해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력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미국 핀테크 업체의 지방은행·저축은행 인수 사례를 살펴보면 전통 2금융이 편리한 디지털화로 재편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19일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핀테크 업체가 2금융권 은행을 인수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2020년 핀테크 업체 ‘지코(Jiko)’가 인수한 ‘미네소타 미드-센트럴 내셔널 뱅크’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드-센트럴 내셔널 뱅크는 지난 1957년 설립된 은행으로, 미네소타주를 본거지로 영업 중이다. 우리나라로 보면 저축은행에 해당한다.

그동안 미국에서 핀테크 업체가 연방정부 인가 대상 일반은행 업무에 신규 진출한 적은 있었지만, 인수 사례는 지코가 처음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예금주들이 중간 과정 없이 좀 더 안전하게 돈을 맡겨 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회사의 설립 배경이다. 이 회사의 운영 방식은 기존 은행과 전혀 다르다.

통상 고객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은행은 대출 등을 발생시켜 이자수익을 올리거나 국채를 사들이는데, 지코는 고객자금을 예금계좌가 아닌 재정증권에 입금한다. 이를 통해 입금액을 은행 고객들이 직불카드를 통해 사용하거나 ATM을 통해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맡긴 돈을 고객이 그대로 활용하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대형 보험사인 한화생명의 지분투자로 주목받았던 미국 최대 P2P업체 ‘렌딩클럽’도 은행 인수 이후 사업이 완전히 달라졌다. 렌딩클럽은 2020년 래디어스뱅크 인수로 예금·적금 등 그간 제공하지 못했던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렌딩클럽은 검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 데이터 수집, 신용 결정 및 평가, 부정행위 탐지, 투자 및 서비스, 대출, 자금 지원, 규정 준수 등 영업활동의 대부분을 자동화했다.

이용자들은 렌딩클럽의 기술 중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빌릴 때 더 적은 돈을 내고 저축할 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 내 유니콘 기업인 ‘소파이(SOFI)’ 역시 은행을 인수한 핀테크 업체 중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다.

소파이는 P2P 금융업체로 학자금 대출 서비스를 시작해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주식거래, 직불카드, 보험, 투자 자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 금융서비스 업체로 진화했다. 가장 최근인 2021년에는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영업하는 지역은행 골든퍼시픽뱅크와 모회사 골든퍼시픽뱅코프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고객 예금을 대출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비용과 상품 라인업이 확대됐다.

소파이는 꾸준하게 은행과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핀테크 업체다. 지난 2016년 2월 슈퍼볼 중계방송에선 ‘은행하지 마세요, 소파이하세요(Don’t bank, SOFi)’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어 소비자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소파이는 모바일 은행 스타트업 ‘젠방크스’를 인수한 뒤 2018년 은행 서비스인 ‘소파이 머니’를 선보이면서 전통적인 은행의 법칙을 깨뜨렸다. 기존 은행보다 높은 예금 이자율을 적용하고 기존 은행이 계좌 유지, 자동화 기기 사용, 국내외 송금 등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전부 없앴다. 파격적인 수수료 면제 정책은 기존 은행을 위협했고, 소파이는 ‘파괴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