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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 에코프로, 넌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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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 에코프로, 넌 누구니?

충북 청주에 소재한 에코프로 본사 전경  사진= 에코프로이미지 확대보기
충북 청주에 소재한 에코프로 본사 전경 사진= 에코프로
황제주까지 오르며 연일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는 기업이 있다. 특히, 전기차와 함께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 탓에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올해 초 10만원대였던 주가는 어느새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최근엔 등락폭이 워낙 커 세간에선 '코인이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가치평가 내리기를 주저한다. 투자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 주인공이 바로 에코프로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에선 에코프로와 계열사들이 어떻게 설립됐으며 어떤 사업을 영위해 성장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에코프로 역사의 시작… 1998년 환경 전문 기업 ’코리아제우륨‘으로 첫발, 이후 시련기

에코프로의 신생아 때 이름은 ’코리아제우륨'이다. 코리아제우륨은 1998년 환경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대기 오염 방지용 화학 흡착제와 악취 및 특정 유해가스를 없애는 기능성 흡착제를 개발했다. 당시, 직원은 대표 포함 단 2명.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 회사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에코프로의 전신이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코리아제우륨을 설립할 당시, 그는 이미 사업에서 연달아 실패했었다. 한 때 회계사로서 이름을 날리며 의뢰기업 CEO들로부터 러브콜도 받았지만 사업에 뛰어든 후 실패를 거듭하며 초라해졌다. 하지만 이동채 회장에게 ‘교토의정서 체결' 뉴스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교토의정서는 지구 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이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한 것을 주된 골자로 한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선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가운데 이 회장은 지구 온난화와 교토의정서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바라봤다. 이 회장은 회계사 시절 구축한 인맥 등을 동원해 자본금을 투자 받고 '코리아제우륨'을 설립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화학흡착제, 탈취제 등을 생산했지만 실적이 좋지 않았다.

2001년 들어 코리아제우륨은 사명을 '에코프로'로 바꾼다. 그리고 2003년 본격적으로 촉매, 흡착제, 케미컬필터 개발에 성공해 친환경 기술벤처기업으로 이름을 알린다. 이때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이 에코프로에게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을 제의했다. 이것은 새로운 기회가 됐다. 당시 제일모직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이자 양극재 주 원재료인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에코프로는 제일모직의 제안에 응해 전해질 유기용매 생산에 나선다. 이미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이었기에 빠르게 대처 할 수 있었다. 에코프로의 기술력을 검증한 제일모직은 연이어 양극재 전 단계인 전구체 개발도 제의했다. 이때부터 에코프로는 2차전지 사업에 본격 나선다. 무엇보다 어려운 속에서도 연구개발 인력 투자를 늘려 2006년에는 제일모직으로부터 양극재 사업도 인수한다. 당시 제일모직은 사업조정 차원에서 양극재 사업을 정리했는데 이를 에코프로가 인수한 것이다.

하지만, 에코프로는 이후 10여 년간 시련을 겪는다. 당시, 생소한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터라 주목도도 낮았다. 에코프로는 이때부터 돌파구 마련도 고심한다. 무작정 일본 소니를 찾아가 수차례 문도 두드렸다. 우여곡절 끝에 에코프로를 직접 방문한 소니측이 기술력을 확인하고, 2010년에는 가전제품 배터리 소재공급을 맡긴다. 에코프로가 이때부터 2차전지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양극제 왕국의 꿈 … 2차전지의 양극재 개발, 생산에 계열사 대부분 참여

에코프로는 2차전지에서 어떤 것을 만들었으며 무엇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도 주목받게 됐을까?

그 해답은 2차전지의 기본 원리에 있다. 관련업계 종사자나 이 분야 관심자가 아니면 2차전지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2차전지는 '충전이 가능해 여러 번 사용 가능한 전지'를 통칭한다.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휴대폰, 노트북,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2차전지다.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는 전지다.

반면, 1차전지는 충전된 상태로 구매 후 충전량을 모두 사용하면 버리는 배터리다. 소위, 일반적인 건전지를 말한다.

2차전지는 내부의 양극과 음극의 전압 차이를 활용한다. 충전하는 동안 양극 물질이 산화 되고 음극 물질이 환원되면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전자가 전류를 만들게 된다. 즉,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면서 전기는 충전하게 된다. 반대로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면 배터리를 사용하게 된다. 최근 대세인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리튬 이온 전자가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면서 전기를 충전, 방전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종종 듣는 양극재, 전해액, 분리막, 음극재 등 2차전지 내부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접하게 된다. 이중 '양극재'가 에코프로의 집중 사업 분야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과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자, 2차전지의 핵심이다.

2차전지 내에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둘이 만날 수 없도록 하는 ‘분리막’이 있다. 하지만 양극재와 음극재가 서로 오갈 수 있어야 충전과 방전이 된다. 이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전해액'이다. 2차전지 내부는 '양극재⇔전해액⇔분리막⇔전해액⇔음극재' 구조로 이뤄진다. 특히, 양극재로 쓰이는 금속 원소는 크게 4가지다.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알루미늄(Al)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NCM, NCA 등은 바로 무슨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인지를 나타낸다. NCM은 '니켈-코발트-망간', NCA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을 조합했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많이 생산하는 LFP는 '리튬-인산-철'을 조합한 것이다.

이같은 2차전지내 '양극재 분야'에서 에코프로는 '최대 강점'을 지녔다.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에코프로비엠은 글로벌 양극재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하이니켈 NCM과 NCA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 에코프로 계열사인 에코프로GEM은 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리튬 가공, 에코프로EM은 NCA, 에코프로CnG는 폐배터리 재활용, 에코프로AP는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산소와 질소를 담당한다.

즉, 2차전지의 양극재 개발, 생산에 에코프로의 계열사 대부분이 참여한다. 이들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과 시너지를 통해 에코프로는 글로벌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나아가 에코프로는 최근에는 '수직계열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통해서 원료부터 제품까지 생산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 '에코프로의 꿈'이다.

◆수직계열화와 계열사별 기술력 바탕 위에 생산효율성과 가격 경쟁력 구축

에코프로가 수직계열화에 열중하는 데는 바로 ‘생산효율’과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에코프로의 수직계열화 구조는 상당히 치밀하고 촘촘하다.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하나의 사이클을 통해 이뤄진다. 실제, 에코프로는 2018년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시작으로 2022년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AP'까지 입주를 완료시키며 수직계열화 공정을 완성했다. 에코프로는 이곳을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로 부른다.

포항캠퍼스는 양극재 생산에 최적화된 장소다. 특히 캠퍼스내 계열사들간에는 '파이프 라인'이 연결돼 있다. 각 계열사가 생산한 제품이 파이프 라인을 통해 다음 공정 담당 계열사로 이동한다. 생산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다양한 소재를 빠른 시간에 공급한다. 에코프로는 이를 '클로즈드 루프 에코시스템(Closed Roof Ecosystem)'으로 부른다.

에코프로는 포항캠퍼스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제2의 포항캠퍼스' 건설도 추진 중이다. 에코프로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69만4000㎡(약 21만평) 부지에 2차전지 양극재 밸류체인 허브인 '블루밸리 캠퍼스'도 구축한다. 여기에는 오는 2028년까지 총 2조원이 투자된다.

에코프로는 수직계열화만이 능사가 아니며 이는 기술력이 먼저 받쳐 줘야 시너지가 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만큼 에코프로는 각 계열사별로 기술력을 갖췄음을 긍지로 여긴다. 에코프로는 지난 2003년부터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2차전지 핵심 소재들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코프로는 지속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에코프로그룹은 지주사인 ‘에코프로’가 전체를 지배하는 형태다. 에코프로를 비롯해 총 3개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를 담당한다. 양극재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친환경 사업을 담당한다. 고객사에 친환경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다. 국내 최대 전구체 생산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삼성SDI와 합작으로 하이 니켈계 양극소재인 NCA 제품을 생산하는 ‘에코프로EM’, 리튬화합물 제조와 가공기술을 보유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원료를 확보하는 ‘에코프로CnG’,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산소와 질소를 생산하는 ‘에코프로AP’가 계열사를 구성한다.

◆핵심 ‘에코프로비엠’의 이유있는 성장…하이 니켈 배터리로 양극제 시장 우위 점해


계열사중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 양극재 사업의 핵심 계열사다. 에코프로비엠은 2016년 에코프로에서 물적으로 분할 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주목받는 데는 하이 니켈(High Nickel) 양극재 때문이다. 하이 니켈 양극재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큰 인기다. 하이 니켈 배터리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 함량을 60~70%에서 80~90%로 크게 높인 배터리를 말한다.

한때, 하이 니켈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기도 했다. 니켈 함량이 높은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를 사용하면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또 출력이 더욱 높은 전기차도 제조할 수 있다. 물론, 니켈 성분을 높이면 배터리 안정성이 저하되는 단점도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같은 문제를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09년 한양대에서 하이 니켈 특허기술도 이전받아, 2018년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하이 니켈 배터리의 문제점으로 지목된 안정성 문제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어셀' 구조를 통해 극복했다. 양극재 중심부에 니켈 함량을 높이고 표면은 안정성이 높은 망간으로 배터리의 감싸 용량과 수명 모두 잡았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양극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실적도 수직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올 2분기 잠정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60.6% 늘어난 1조9062억원, 영업이익은 11.5% 늘어난 1147억원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단가가 높은 리튬을 대체할 차세대 양극재 개발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글로벌 양극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에코프로CnG' 중심 수직계열화하는 가운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로 성장동력도 확보

에코프로 수직계열화의 시작과 끝은 ‘에코프로CnG’가 담당한다. 에코프로CnG는 양극재에 사용되는 기초 소재를 공급한다.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나 배터리 스크랩에서 리튬화합물과 전구체원료인 니켈·코발트·망간 복합염을 뽑아낸다. 이 중 리튬화합물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니켈·코발트·망간 복합염은 ‘에코프로GEM’에 보낸다.

‘에코프로GEM’은 에코프로CnG에서 공급받은 니켈·코발트·망간 복합염을 활용해 전구체를 만든다.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를 만드는 선행 물질이다. 배터리 양극재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다. 에코프로는 이를 수직계열화로 대응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에코프로CnG에서 받은 리튬화합물로 수산화 리튬을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고용량 배터리는 니켈 함유량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니켈은 고온에서 리튬과의 합성이 어렵다. 수산화리튬이 이를 보완한다. 녹는점이 낮아 니켈과 합성이 쉽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더 많은 고용량 배터리를 원하면서 수산화리튬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저순도 탄산리튬부터 배터리급 수산화리튬까지 모든 공정을 갖추고 있다.

‘에코프로AP’는 고순도 산소와 질소를 생산해 에코프로비엠에 공급한다. 양극재 원재료 가공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원광석을 선광, 제련, 정련 등의 과정을 거쳐서 고순도 금속을 소성 및 코팅해 생산한다. 소성은 광물을 굽는 것을 말한다. 조합된 원료를 가열해 경화성 물질을 만든다. 이때 고순도의 산소와 질소가 필요하다.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에는 에코프로AP의 고순도 산소와 질소가 필수다.

그룹내 추가적으로 IPO(기업공개)를 계획 중인 계열사도 있다. 양극재에 필요한 전구체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올 하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업공개가 성공한다면 에코프로는 성장 동력을 더 얻게 된다.

◆황제주 등극 후 '왕관의 무게' 견딜까 …7개월만에 998.1% 상승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종목은 단연, 에코프로다. 하지만 에코프로의 주가 관련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란 전망부터 '너무 많이 오른 만큼 이젠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예측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올 1월2일 11만원이었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8월1일(종가기준) 120만8000원까지 올랐다. 7개월 만에 998.1%나 상승했다.

에코프로의 주가 급등락에 따라 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보유한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짓지만, 중간에 매도한 투자자들은 한숨을 쉰다.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이제라도 들어갈까 말까' '지금 팔아야 하나, 더 보유해야 하나'를 두고 고심한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18일 111만8000원을 기록한 후 7월27일을 제외하곤 아직 100만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에코프로의 '황제주' 등극으로 증권가는 혼란에 빠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측과 달리 개인 투자자들이 에코프로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증권사 분석도 무용지물이 됐다. 일부 증권사는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 자체를 포기했다. 에코프로 '매도'를 외친 증권사는 투자자들로부터 뭇매도 맞았다.

증권사들은 에코프로에 대해 말하기가 더욱 조심스럽다. 잘못 견해를 밝히면, 언제든지 투자자들이 '공공의 적'으로 몰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코프로의 주가가 과열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분석의 틀에서 벗어난 주가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제는 에코프로를 언급하기가 무척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주가 상승세가 상식을 넘어선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명히, 에코프로의 주가는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때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달 27일 98만50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100만원 밑을 기록하기도 했다. 등락폭도 크다. 그래서 에코프로의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견해도 따른다.

물론, 이같은 현상이 에코프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2차전지주(株)'로 묶인 종목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은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15일내에 하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자, 관련 종목 주가가 너무 급등했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었던 '포모(Fear Of Missing Out)' 현상도 사그라들 것이란 견해도 있다. 나만 에코프로 주식을 사지 않아 벼락부자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묻지 마 투자’를 한 사례도 많았다. 한 때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거대 공매도 세력을 누르는 이변이속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업체 임원들이 최근 고점으로 인식하고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나타난 포모 장세는 조만간 끝날 전망이다”며 “2차전지 주도주는 곧 힘을 잃겠지만 시장은 새로운 주도주를 탐색해 위를 향해 천천히 움직일것이다”고 전망했다.

◆주식투자, 신념과 분석은 달라…'투자자가 판단할 몫'


흔히, 기업분석의 근거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활용된다. 에코프로의 PER과 PBR은 각각 80배와 18배가 넘는다. 삼성전자, 현대차는 물론 같은 2차전지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도 넘었다.

반대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에코프로를 필두로 한 2차전지 종목 주가가 상대적으로 급등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과거 '닷컴열풍'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당시엔 실체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2차전지라는 실체가 있기 때문이다.

추가 상승을 예측하는 투자자들은 에코프로의 기술력을 동력으로 꼽는다. 에코프로가 글로벌 양극재 1위 기업으로 수직 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로 시장을 장악한 점을 주목한다. 특히,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급증하는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해 잘 대응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전기차는 물론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에코프로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현재 주가가 과열된 것은 맞지만, 한편으론 에코프로 기술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조정기는 거치겠지만 장기적으로 에코프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결국,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투자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분명히 '투자자의 몫'이다.

에코프로 역시 주가 상승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주가가 큰 관심을 끌면서 에코프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에코프로 입장에선 주가 상승은 분명히 좋다. 하지만,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고 한다. 특히,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회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법정에 구속까지 됐다. 이런 가운데 주가에 예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주가 등락 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은 물론, 예정된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기업가치를 계속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하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도 준비중인 만큼 주력인 양극재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이 에코프로의 주가에만 관심 갖기 보다는 '회사가 가진 기술력'에 좀더 주목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세우고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주가가 너무 단기간에 급등해 솔직히 고민이 된다"며 "향후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는데 그때 실망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술력'을 더욱 확보하고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나 투자자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