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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K-편의점…편의점 종주국 아성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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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K-편의점…편의점 종주국 아성 넘본다

몽골·베트남서 거침없는 성장…공격 출점 전략 성공
상품 경쟁력·고도화 시스템 앞세워 빠르게 성장
베트남 소비자들이 현지 가맹1호점인 GS25마스테리점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GS25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소비자들이 현지 가맹1호점인 GS25마스테리점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GS25
K-편의점이 해외에서 훨훨 날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편의점 종주국인 미국과 일본을 꺾으며 대활약 중이다. 향후에는 세계 곳곳에 K-편의점 깃발을 꽂고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대표 편의점 브랜드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편의점 1·2위를 다투고 있는 CU와 GS25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발 빠르게 점포 수를 늘려 가고 있는데 CU는 몽골에서, GS25는 베트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CU는 몽골에서 70%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는 상황이다. 몽골에서 현재 운영 중인 점포 수는 340여 곳으로 올 상반기까지 300호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무난하게 이뤄내고 500호점을 향해 질주 중이다.

베트남 현지 대표 편의점으로 자리매김 중인 곳은 GS25다. 남부 베트남 지역에서 운영 점포 수 1위를 기록했는데, 지난달 말 기준 운영 중인 점포 수는 211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먼저 진출한 미국과 일본 등 외국 편의점 브랜드의 점포 수를 추월한 것이 의미가 크다.

◆성장성 충분하다면 ‘공격’ 투자…거침없는 출점 전략


국내 편의점의 해외 진출은 지난 2017년 CU의 이란 진출로 시작됐다. 이듬해 국내 편의점 쌍두마차인 CU와 GS25가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몽골·베트남 등으로 영토를 확장, 적극적으로 해외 사업에 뛰어들었다.

새 시장 개척을 위해 준비 기간만 최소 1~2년 안팎이 소요된다. 시장조사와 성장성 확인을 위한 절차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시기이지만, 전망이 밝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시장에 뛰어든다. 코로나 기간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 출점은 더욱 활발했다.

대표적인 곳은 CU다.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C) 계약을 체결하고 몽골에 처음 진출한 2018년부터 100호점(2020년 10월)을 개점하기까지 약 26개월, 200호점(2022년 4월)까지 약 18개월이 걸렸으나, 300호점(올해 3월)을 개점하기까지는 약 10개월이 소요되면서 개점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다.

CU는 지난 6월 카자흐스탄 진출을 알렸는데, 카자흐스탄 진출에 대한 검토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이뤄졌다. CU 관계자는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기 전에 현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팬데믹 기간과 맞물린다”며 “약 1년 반에 걸쳐 진출 타당성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1호점 개점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GS25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도 공격적 출점 전략을 유지해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점포 수를 오픈했다. 베트남GS25는 현재보다 더 넓은 지역으로의 진출을 위해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 자금을 확보한 만큼, 출점 속도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GS25는 새로운 진출지로 낙점한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해 파트너 찾기에 한창이다. 앞서 GS25는 현지 KK그룹과 계약해 올 상반기 1호점을 개점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협의 중 견해차가 생겨 계약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GS25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진출은 유효한 상태로 여전히 파트너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 장영철 상품·해외사업부문장(오른쪽)과 센트럴 익스프레스 간볼드 친저릭 대표가 지난 3월 진행된 몽골 CU 300호점 오픈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CU이미지 확대보기
BGF리테일 장영철 상품·해외사업부문장(오른쪽)과 센트럴 익스프레스 간볼드 친저릭 대표가 지난 3월 진행된 몽골 CU 300호점 오픈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CU

◆“日 편의점 열공했었는데”…위상 달라졌다


몽골·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과 미국 등 편의점 종주국을 뛰어넘는 점포 수를 확보, 국내 편의점 위상을 넓혀가고 있는 점은 국내 편의점 업계의 자부심이다.

과거만 해도 ‘일본’ 편의점은 우리나라 편의점 사업의 본보기이자 대표 사업 모델로 통해 열심히 따라 배웠는데, 현재는 이를 뒤집고 K-편의점이 독보적 지위를 자랑하고 있어서다. 실제 1990년대만 하더라도 편의점 강국이던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편의점 문화를 보고, 경험하고 배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편의점 사업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한다.

편의점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K-컬처도 한몫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미주까지 영향을 끼치는 K-컬처 열풍이 K-푸드 등으로 이어지며 K-편의점 위상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 예능에서 보던 제품을 편의점에서 직접 경험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반면 일본에 대한 문화적 관심도는 예전만 못하다는 점에서 K-편의점이 가질 경쟁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K-컬처 흐름에 걸맞은 상품 경쟁력도 주효했다. 실제로 양사의 삼각김밥·떡볶이 등 양사의 대표 간편식은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GS25에 따르면 베트남GS25의 올 상반기 치킨25 등 즉석 조리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83% 늘었다. 호응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국내 인기 PB 24종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한국 편의점들의 구조화된 시스템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CU 관계자는 “현지 기업들이 한국 편의점의 체계적 시스템 속에 조력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컸던 것도 빠른 성장의 요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포스 시스템, 맞춤형 발주 등이 다른 국가의 시스템보다 고도화돼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CU는 몽골에서 약 340개 점포를, 말레이시아에서 140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GS25는 몽골에서 206개 점포를, 베트남에서 21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24도 싱가프로 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확대 중이며, 국내 편의점 브랜드 3사가 4개국에서 운영 중인 점포는 900여 개로 해외시장의 공격적인 출점 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