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랜우드 PE와 매각 위한 MOU 체결…구체적 조건 조정
매출 소폭 상승 했지만 영업익 되레 줄어 "소문만 무성"
매출 소폭 상승 했지만 영업익 되레 줄어 "소문만 무성"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최근 제약사업부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건들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매각 추정 금액은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약사업부는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선플라를 개발하면서 국내 합성 신약 분야의 지평을 열었다. 당시 제약사들은 자체적인 신약개발보다는 글로벌 제약사나 일본 제약사로부터 제품을 받아서 파는 상품의 비중이 높았다. 이후 국산 제약사들이 합성 신약을 개발하면서 국산 신약이 점차 늘어났다.
이같이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업부지만 이번에 매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시된 것 외에는 설명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비용 증가 우려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SK케미칼이 지난해 발표한 경영계획을 살펴보면 제약사업부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다른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제약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2분기 772억원에서 올해 2분기 863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9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는 제약사업부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도입 제품 증가로 인한 매출 증대를 예상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안정적인 판매지속 예상과 비용 증가 우려가 공존한다고 평가했고 이같은 평가는 올해 2분기까지 이어졌다. 이는 제약사업부가 돈을 벌어다주기보다는 눈덩이처럼 쌓이는 비용이 더 들아간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평가다.
제약사업부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SK케미칼은 본업을 묵묵히 이어왔다. 대표제품인 천연물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와 혈액순환 개선 및 인지기능 개선제 '기넥신', 관절염 패치 치료제 '트라스트' 등 다수의 제품으로 꾸준한 실적을 거둬왔다.
이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와 당노병 복합제 글로벌 공급계약 체결과 루게릭병 치료제 '테글루틱' 도입, 혈액 투석 환자 가려움증 치료제 '레밋치구강붕해정' 출시 등 도입 품목을 늘렸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사이클리카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한편 대기업 그룹에서 매각된 제약사업부는 이전에도 있었다. 앞서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를 담당했다가 2018년 한국콜마에 매각됐다. 이후 사명을 HK이노엔으로 바꾸고 국산신약 30호인 케이캡을 출시 후 지난해 기준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