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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하고 멀어진다…하반기 경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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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하고 멀어진다…하반기 경제 '빨간불'

가계부채, 부동산PF, 환율 부담, 유가 상승 등 불안 요소 산적
OECD, 한국 3년 연속 성장률 둔화 전망
하반기에도 가계부채 증가세, 부동산 PF 부실 등 경제 불안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의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하반기에도 가계부채 증가세, 부동산 PF 부실 등 경제 불안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의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가운데 하반기 경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는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유가 상승, 환율 부담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체되면서 성장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상반기 성장률 부진 속 하반기 회복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로 예상했지만 대내외 경제불안으로 우리나라 성장률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상향 조정한 반면, 한국 전망치는 기존과 동일한 1.5%로 유지했다.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OECD 평균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OECD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1.4%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하반기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예상보다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가계부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41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9307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올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5개월 연속 상승했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이다. 금리 상승 등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000억원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7조185억원 증가하며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IMF 협의단은 최근 한국 경제의 주요 취약점으로 가계부채 증가 추세를 지적했다.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상승 원인이 되는 정책을 재검토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헤럴드 핑거 IMF 한국 미션단장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2분기 기준 한국 가계부채가 GDP 대비 101.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4위 수준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부동산 PF 시장도 불안 요소다. 부동산 PF 대출이 비은행권을 통해 빠르게 늘어나면서 브리지론과 비아파트 등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분기 말보다 1조2721억원 증가한 28조4218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대출 금리가 7.1%까지 오르면서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연체율은 1분기 말 15.9%에서 2분기 말 17.3%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같은 기간 19.8%에서 21.8%로 뛰었다.

금융당국도 PF 대출 건전성에 대해 경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는 "고금리 상황 지속, 공사원가 및 안전비용 상승 요인 등으로 부동산 PF 시장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지속적인 관찰·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유가는 러시아 원유 수출 일시 중단 소식에 상승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10개월 만에 배럴당 95달러(약 13만원)를 넘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의 경기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은 경기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KDI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하락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거나 원유·곡물 상승으로 미국의 긴축 기조가 심화될 경우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