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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이주하는 홍콩인들, 총 5조 퇴직금 받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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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이주하는 홍콩인들, 총 5조 퇴직금 받지 못해



영국으로 이주하는 홍콩인들이 퇴직금을 제 때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으로 이주하는 홍콩인들이 퇴직금을 제 때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많은 주민들이 영국으로 영구 이주를 선택하면서 그곳에 묶이게 된 퇴직금과 연금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통 장기적으로 홍콩을 떠나는 사람들은 홍콩의 의무적 연금 제도인 의무적 적립기금(MPF)에 적립한 저축에 접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영국 국외 거주자(BN(O)) 여권을 사용하여 이주하는 홍콩 사람들은 65세의 퇴직 연령 이전에는 그 돈을 인출할 수 없다.
영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퇴직금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상당한 재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사례로는 시위에 참여한 후 보복이 두려워 떠난 한 여성이 수천 달러가 연금에 묶여 있고, 홍콩에서 태어나 자란 중년 남성은 미화 6만 달러 이상의 퇴직금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영국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정부는 3월 중국의 압력으로 신속하게 제정된 국내 보안법인 제23조를 통과시킨 이후 많은 주민들이 이주를 생각하고 있으며, 새로운 삶을 구축하기 위해 조기 인출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거부되는 경우가 더 많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

홍콩 워치는 2021년 이후 BN(O) 여권을 사용하여 영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38억 달러(약 5조 2580 원) 이상의 퇴직 저축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BN(O) 여권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에 태어난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영국으로 이주할 권리와 영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2021년 당시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 이주 경로를 확대한 이후 14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를 이용했다. 2024년 1분기에는 BN(O) 여권 신청 건수가 거의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전 기간에 비해 두 배인 9693건에 달했다.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란 56세의 기업가 레오는 성공적인 식품 운송 회사를 운영했지만 2020년 보안법 이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2022년 BN(O) 여권을 가지고 맨체스터로 이주했고, 2023년 3월에 홍콩의 HSBC 연금 계좌에서 6만 5000 달러를 인출하는 절차를 시작했으나 은행이 BN(O) 여권을 공식 문서로 인정하지 않아 그 돈에 접근할 수 없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