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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과 2차 관세 협상 시작...자동차·농산물로 맞대응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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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과 2차 관세 협상 시작...자동차·농산물로 맞대응 준비

트럼프의 무역적자 해소 압박에 옥수수·대두 수입 확대 검토
일본 기업의 미국 투자와 고용 기여도 강조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미국과의 2차 관세 협상을 앞두고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협상 카드로 준비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로이세이 아카자와 일본 경제재정정책부 장관이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4월 16일 열린 1차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해소 의지를 강조하고, 일본 시장에서 미국 자동차가 직면한 장벽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번 2차 라운드에서는 도쿄가 트럼프의 우려를 감안하여 구체적인 양보안을 제시하며 진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이 검토 중인 주요 협상 옵션에는 미국산 옥수수와 대두 수입 확대가 포함된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옥수수 생산량은 수요를 따라갈 수 없으므로 더 많이 수입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두에 관해서도 "수입을 약간 늘리거나 청정 에너지와 같은 응용 분야를 추구함으로써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 쌀 시장의 높은 비관세 장벽을 비판해왔으며, 일본의 무관세 최소 접근 프레임워크 하에서 미국산 쌀에 대한 특별 7만 톤 할당량 신설도 제안된 상태다. 일본 내에서는 급등하는 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쌀 수입 확대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자민당은 올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는 핵심 협상 쟁점으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일본이 자국의 상이한 기준에 따른 미국의 안전 인증을 거부한 것을 무역장벽으로 지적했다.

이에 일본은 일부 수입차에 대해 서류 작업을 간소화하고 안전 테스트를 면제하는 '특혜 취급 절차'(PHP) 제도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이 제도는 연간 5000대 이하를 수입하는 모델에 적용되고 있으나, 과거 TPP 협상에서 2000대까지 상향된 바 있다.

아카자와 장관은 관세 외에도 "다른 경제적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일본 기업들이 미국 경제와 고용에 기여한 실적을 강조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또한, 일본은 미국의 쇠퇴하는 조선 산업 지원을 위한 기술 협력과 투자 제공도 협상 카드로 내세울 수 있다. 실제로 존 펠런 미국 해군 장관은 최근 나카타니 장군 일본 방위성 장관과 만나 잠재적 협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무역적자 감소를 위해 미국으로부터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미국이 관세 완화를 위해 어디까지 양보할 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일본 경제 고위 관계자는 "이번 미국 순방기간 동안 어떤 구체적인 카드가 사용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협상할 관세의 범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농업 분야의 양보를 최소화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협상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가운데 진행되는 만큼, 일본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 손실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