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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 외국인 투자자 주도 "재정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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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 외국인 투자자 주도 "재정 악화" 우려

30년·40년물 JGB 수익률 역사적 최고 수준 갱신... "재정 위기 신호" 경고음
해외 투자자 시장 점유율 50%로 증가... "수익률 추가 상승 압력" 가중
일본 초장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재정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초장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재정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초장기 국채(JGB) 수익률이 급상승하며 재정 악화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적으로 수익률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30년 만기 일본 국채의 수익률은 지난 7일 2.865%를 기록해 2004년 8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3.25%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초장기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자산운용의 이나도메 가츠토시 선임 전략가는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지배되는 것을 보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만기가 10년 이상인 초장기 JGB의 주요 투자자는 국내 생명보험사와 연기금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발효된 새로운 자본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이들의 매입이 급감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요 구매 주체로 부상했다.
초장기 채권 전체 거래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점유율은 2020년 약 20%에서 현재 약 50%로 증가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 비중은 거의 변동이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BI 증권의 에이지 도케 수석 채권 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로 단기적인 수익률 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해 베팅하는 헤지 펀드들"이라며 "그들이 초장기 JGB를 매수할 때조차도, 종종 그것들을 보유하기보다는 재빨리 다시 매도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를 여러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런던 청산소 LCH와 일본증권청산기구(JSCC) 간의 청산 스프레드(스왑 금리의 차이)는 국내외 수익률 전망의 차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30년 만기 일본 국채의 청산 스프레드는 마이너스 0.01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좁아졌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초장기 수익률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채권시장 참가자는 분석했다.

오카산 증권의 나오야 하세가와 수석 채권 전략가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경험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의 금리 인상에 더 민감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재정 악화 우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6월 도쿄 의회 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양책 지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국방비 지출 증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면서 일본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류타로 기무라 선임 채권 전략가는 "일본이 채권 이외의 수단을 통해 국방비 지출을 충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부채가 필요하다면 얼마를 발행할 것인지에 대해 국제 투자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수요 약화도 수익률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채권 매입을 축소한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에 채권 발행을 줄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 우려가 초장기 수익률의 급격한 상승을 촉발할 경우, 다른 만기의 JGB로 매도세가 확산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2022년 리즈 트러스 당시 총리의 사임을 강요했던 영국 국채 시장의 충격과 유사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오카산의 하세가와 전략가는 "자국 편향이 강한 경향이 있는 국내 투자자에 비해 해외 투자자는 재정 문제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며 "재정 우려가 실현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초장기 국채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 주도로 전환되면서, 이들의 움직임이 앞으로 수익률 변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정 건전성 개선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률 상승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