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팬덤 확산·라이브 공연 수요 증가 견인...슈퍼주니어 인도 진출로 현실화

◇ 7년간 2.5배 성장 전망...록·힙합·일렉트로닉 등 장르 다양화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2021년 81억 달러(약 11조1400억원)였던 세계 K팝 이벤트 시장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해마다 평균 7.3%씩 늘어 2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K팝은 이제 단순한 팝 음악을 넘어 한국 록, 힙합, 일렉트로닉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보고서는 "2021년 재무 통계에 따르면 유명 K팝 기업들이 상반기 해외 매출에서 큰 증가를 보였다"며 "해외에 자리잡은 팬들의 수와 영향력이 현지 음악 차트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장의 주요 힘으로는 라이브 공연 수요 증가와 세계 팬덤 확산이 꼽혔다. 보고서는 "음반 판매 감소로 라이브 음악 공연 수요가 늘어나면서 K팝 이벤트를 포함한 전 세계 음악 이벤트 부문 확장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객과 아티스트들 사이 음악 관광 활동 증가가 K팝 이벤트 산업 확장을 촉진했다"며 "여러 신생 기업과 기존 대기업들의 투자 증가로 브랜드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음악 이벤트 후원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회복과 가처분소득 증가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2009년 유럽과 중국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개선되고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서 K팝 이벤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개발도상국의 강력한 경제성장과 중간소득층의 재량소득 증가로 중산층 인구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인프라 투자 확대도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북미와 유럽 같은 선진 지역의 강력하고 현대적 인프라는 K팝 이벤트와 관광 부문 확장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며 "정부의 인프라 개발 투자 증가가 K팝 이벤트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위원회는 2027년까지 디지털, 교통, 에너지, 보건, 교육 등 5개 분야 세계 인프라 확장에 약 3370억 달러(약 463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시장 부문별로는 재즈 장르가 2021년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시장을 주도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팝과 록 음악은 미국, 한국, 캐나다, 영국 등 여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극도로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 슈퍼주니어 인도 진출, 시장 확장의 구체적 사례
이런 K팝 이벤트 시장의 세계 확산은 구체적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가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파이낸셜 익스프레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슈퍼주니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프라임 비디오 인디아의 채널 K를 통해 리얼리티 쇼 '워크 업 투 슈퍼TV(Woke Up to SuperTV)'를 방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특, 희철, 예성, 신동, 은혁, 시원, 동해, 려욱, 규현 등 9명의 멤버가 함께하는 10부작 쇼로,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인도 시청자에게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다.
특히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인도 팬들을 위해 힌디어와 말라얄람어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볼리우드 영화 '카비 쿠시 카비에 감(Kabhi Khushi Kabhie Gham)'의 히트곡인 'You Are My Soniya'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 썼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퍼지며 인도 관객들로부터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신동 멤버는 이번 인터뷰에서 "K팝이 전 세계로 인기가 있다고 늘 생각해왔지만, 인도에서의 성장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널 K를 통해 인도에서 'Woke Up to SuperTV'를 방영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흥미로운 기회"라며 "이제 인도는 단순히 중요한 K팝 시장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있는 동반자처럼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 분석한 주요 기업으로는 라이브 컴퍼니 그룹, CJ,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그룹, YG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이 꼽혔다. 슈퍼주니어의 인도 진출은 이런 K팝 이벤트 시장이 기존 주요 시장을 넘어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급속한 성장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가 전망한 200억 달러 시장 규모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근거가 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