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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노스롭그루먼, 미군 IBCS 기반 통합 방공망 공동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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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노스롭그루먼, 미군 IBCS 기반 통합 방공망 공동 개발

한국산 다기능 레이더 결합, 한미 연합 방어체계 정밀화...NATO와 아시아 시장 동시 공략
한화의 레이더 기능과 노스롭 그루먼의 IBCS의 융합은 미래 시스템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유연하며 다국적으로 설계되는 방식을 재정의한다. 사진= 노스롭 그루먼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의 레이더 기능과 노스롭 그루먼의 IBCS의 융합은 미래 시스템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유연하며 다국적으로 설계되는 방식을 재정의한다. 사진= 노스롭 그루먼
최근 미사일과 드론 등 복합 공중 위협이 한반도와 전 세계에서 날로 심해지면서, 여러 단계로 이뤄지는 방공망 구축이 국방 전략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의 한화시스템과 미국 방산기업 노스롭그루먼이 첨단 통합 방공 시스템을 함께 개발한다는 소식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지난 16(현지시각) 아미 레커그니션(Army Recognition)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16일 미국 노스롭그루먼과 다계층 대공 방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함께하는 이 사업의 핵심은 노스롭그루먼이 미 육군에 공급 중인 '통합공중 미사일 방어 전투지휘체계(IBCS)'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첨단 다기능 레이더(MFR) 기술을 하나로 맞추는 것이다.

IBCS는 땅, 바다, 하늘에 있는 여러 레이더와 요격체계를 한데 모아 실시간으로 분산된 방공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 지휘통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열린 구조로 설계됐으며, 현재 미 육군에 배치돼 있다.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실사격 시험에서 IBCS는 여러 센서의 데이터를 모아 여러 표적을 동시에 추적하고 요격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 2단계 사업에서 다기능 레이더(MFR) 개발을 맡았다. 이 레이더는 기존보다 요격 고도를 높이고 방어 범위를 3~4배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 센서로 꼽히며, 여러 표적을 동시에 추적하고 전자전에 대응하며 미사일을 정확히 유도하는 첨단 기능을 갖췄다.
이번 협력으로 한화시스템의 MFR이 미 육군 IBCS와 연동되면, 한미 연합 방어체계가 더욱 정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패트리어트(Patriot) 등 단일체계에 비해 여러 센서와 요격기를 네트워크로 묶어 상황을 더 빨리 파악하고, 위협을 빠르게 탐지해 요격하는 속도가 크게 빨라진다.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드론 떼 등 새로운 위협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 첨단 통합 방공체계, 한미 동맹과 세계 방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한화시스템과 노스롭그루먼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공동 개발을 넘어 한미 동맹의 전략적 연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사례로 꼽힌다. 노스롭그루먼은 이번 협력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레이더 공동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열었고, 한화시스템은 미국과 NATO 조달 시장에서 신뢰받는 공급사로 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보완적이다.

미국과 한국은 이미 북한 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사일 탐지 정보를 교환하고 요격체계 연동 훈련을 해왔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합하고 연동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시스템과 노스롭그루먼의 협력은 한미 연합 방공망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기술적 강점과 앞으로의 방공 환경 변화


IBCS와 한화시스템 MFR이 하나로 맞춰지면, 앞으로의 방공 환경 변화를 이끌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IBCS는 여러 센서와 요격기를 실시간으로 모아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빠른 판단과 정밀한 화력 통제가 가능하다. 최근 미 육군 시험에서는 IBCS가 해군과 공군 센서와 연동해 방어 범위를 크게 넓힌 성과를 보였다.

한화시스템의 MFR은 고출력·고효율 반도체 송수신모듈, 디지털 빔형성, 실시간 신호처리 등 첨단 기술을 써서 비행기와 탄도탄 등 여러 위협을 탐지하고 추적하며 미사일 유도까지 한다. 이 레이더는 기존보다 탐지와 추적 거리가 훨씬 늘어나고, 위협과 비위협 표적을 더 정밀하게 구분해 운용 효율을 높인다.

이번 한화시스템과 노스롭그루먼의 파트너십은 세계 방공 전략에 큰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기술이 합쳐지면 네트워크 기반으로 여러 나라가 함께 쓸 수 있는 유연한 차세대 방공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 미국, 한국, 일본 등 동맹국 간 방공 협력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한화시스템과 노스롭그루먼은 각각 레이더와 방공 지휘통제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국방 시스템 연계와 연합군 작전의 일관성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국내뿐 아니라 수출 시장에서도 신뢰받는 레이더 공급사로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