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5개국과 관계 강화 조약 체결…비자 간소화·직항편 확대
항만 현대화·신규 건설 검토…자원 협력·인프라 투자 심화
항만 현대화·신규 건설 검토…자원 협력·인프라 투자 심화

중국 외교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도로와 철도 연결성을 개선할 용의가 있으며, 교류 강화에 합의함에 따라 중국을 오가는 더 많은 직항편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참석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17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약에 서명했으며, 중국은 자원이 풍부한 이 지역과의 무역, 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더욱 심화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교통 인프라 부문에서는 중국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과 함께 기존 항만 시설의 현대화를 가속하고 새로운 항구의 필요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내륙국인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해상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의 서진 정책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조치다.
중앙아시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 지역은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의 관문 역할을 하며,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파트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세계 최대의 우라늄 생산국이자 주요 석유 수출국으로,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천연가스와 면화의 주요 생산지이며,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수력발전 잠재력이 높은 국가들이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서방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하면서 중국에는 이 지역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가 생겼다.
항공 연결성 강화는 관광업 발전과 비즈니스 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제 여행이 정상화되면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 인적 교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도로와 철도 인프라 개선은 중국 서부 지역의 경제발전을 촉진하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대외 무역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유럽 화물열차(China Railway Express)의 운행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자 간소화와 영사관 확대는 양방향 투자와 무역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의 중앙아시아 진출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대중국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이 글로벌 남방(Global South)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도 의미가 크다. 중국은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개발도상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경제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 심화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각국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얻는 이익과 잠재적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