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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소니 ‘엔터株’, 日 주식 상승 쌍끌이...처음으로 車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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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소니 ‘엔터株’, 日 주식 상승 쌍끌이...처음으로 車 앞질러

한 남성이 닌텐도 스위치 출시일인 6월 5일 도쿄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닌텐도 스위치 2를 구매하고 있다. 닌텐도의 최신 게임 장치에 대한 수요는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남성이 닌텐도 스위치 출시일인 6월 5일 도쿄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닌텐도 스위치 2를 구매하고 있다. 닌텐도의 최신 게임 장치에 대한 수요는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일본 증시가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난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주식들이 일본 주식 시장의 주류로 이름을 올리고 있던 자동차 주식들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일 닛케이주가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오른 40,487로 마감하며 2024년 7월 1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의 ‘블랙 먼데이’와 지난 4월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인한 폭락을 맞이했음에도 다시 4만엔대를 넘어섰다.

핵심은 닛케이의 7대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다. 소니, 닌텐도 등 핵심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올해 시가총액이 28% 증가해 57.2조 엔(3970억 달러)을 기록했다.

반면 그동안 닛케이지수를 지탱하고 있던 9개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시가총액이 18%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이는 지난 2011년 대한민국 게임 개발사 넥슨의 상장 당시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 현상이다.

제조업과 금융업의 유사한 9개 기업 그룹은 규모가 더 크지만, 같은 기간 각각 8%와 2% 성장에 그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성장 모멘텀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주식 중 핵심은 단연 닌텐도외 소니다. 상장 후 최고가를 기록한 닌텐도는 지난해 7월 17일 이후 시가총액이 6.7조 엔 증가해 18조 엔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닌텐도보다 시가총액 증가액이 가장 큰 기업은 없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방위비 지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 속에 5.4조 엔 상승했지만 닌텐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또 소니는 게임 콘솔,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강점이 장점으로 꼽히며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4조 엔 증가해 3위를 차지했다. 코나미 그룹, 반다이 남코 홀딩스도 방위 및 인공지능 기업들과 함께 시가총액 증가율 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일본 주식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엔터주들이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장점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핵심은 미국 관세 위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은 영화 스트리밍과 게임 다운로드 등을 포함한 전자적으로 전송되는 콘텐츠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닌텐도 게임 매출의 53.5%를 디지털 콘텐츠가 차지했다. 2018 회계연도의 2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력 콘솔 스위치2 출시와 함께 신규 게임 다운로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엔터주들은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적 재산권에 집중하고 캐릭터 상품 판매나 스트리밍 라이선스 수수료 등 다양한 수익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높은 이익률이 강점이며, 하나의 작품이 히트작이 될 경우 제조업에 비해 기하급수적인 순수익을 발생시킬 수 이싸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인 산리오(Sanrio)다. 산리오는 49%의 자기자본이익률(ROE)로 일본 주요 기업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산리오의 미래 주가수익비율(P/E ratio)은 39로, 닌텐도의 53보다 높으며, 미국 AI 칩 제조사 엔비디아(Nvidia)의 36보다도 높다.

커먼스 자산 관리 테츠로 이이 회장은 “자동차 산업처럼 엔터테인먼트는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주식 분야로 성장했다”라며 “시장 자체가 확장되고 있어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라고 소개했다.

경제산업성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콘텐츠의 해외 판매액은 5.8조 엔으로 반도체와 철강 수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T로우프라이스재팬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 와타나베 히로시는 “국제 투자자들은 중국의 덤핑과 기술력 향상으로 인해 제조업에 대한 흥미를 잃고 있으며, 그 대신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지속 가능한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라며 “일본에는 주간 만화 잡지 등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효율적인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제조업 대신 일본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